책 리뷰를 꾸준히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가져온 것은 산문이 아닌 운문입니다.
책을 소개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스포일러를 하게 되는데, 저는 스포일러를 좋아하지 않지만 산문은 작가가 말하고 싶은 주제를 이야기 곳곳에 흩뿌려놓기 때문에 설정, 서사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운문은 다르죠.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그것을 읽는 사람들마다의 해석도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여러 가지로 나뉩니다.
이번에 프로필과 커버이미지를 바꾸기도 했고 steem을 시작하면서 느낀 것도 많은데, 이런 것들을 말로 풀기보다는 저의 심상을 대신할 수 있는 시를 가져왔습니다.

긍정적인 밥 - 함민복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함민복 시인은 1996년부터 강화도 화도면 동막리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소개한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도 1996년 출판했습니다.
그리고 드물게 시 쓰는 것 말고 다른 직업이 없는 전업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