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여유롬입니다.
시작이 있다면 끝도 있는 것이 인생이죠. 이전에 소개해드릴 공간은 되도록 찾고 싶지 않은 공간인 추모공원 입니다.
사람이 사는 행복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꿈인 건축가들에게는 가장 어려운 공간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 공간의 역할은 헤어짐, 소중한 사람을 떠나 보내는 슬픔을 간직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잘 죽을까, Well dying이 화두가 된 지금도 공간을 만들어내는 건축가들에게 참 어려운 공간입니다. 떠나 보내는 슬픔을 간직한 공간이기에 화려한 공간으로 만들기에도 부담되고 마지막 떠나보내는 길인 만큼 소박한 공간으로 만들기에도 부담되는 공간이죠.

추모공원으로 들어가는 양 옆으로는 자연으로 꾸며진 터널 사이를 통해 들어가게 됩니다. 도시를 벗어나 다른 세상에 도착한 느낌을 주죠.

추모관까지 걸어가는 길에는 여러가지 식물들로 꾸며 놓은 산책길을 만납니다. 중간 중간에 위치한 스테인레스로 만들어진 조형물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영속성을 나타내는 듯 합니다. 조형물이 위치하는 수공간은 사람들의 얼굴을 품으며 슬픔을 위로하는 역할을 하는 듯 합니다.

추모관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참 담담하게 되어있습니다. 한켠에는 떠나보내는 사람을 기리는 추모의 벽이 있고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기둥들만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추모관 안으로 들어가면 고인을 떠나 보내는 공간과 마주하게 됩니다. 문상객을 맞아하는 곳, 이제 한줌의 재가 되어버린 고인과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곳...


저는 사실 이 공간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차가운 돌로 둘러쌓인 이 곳이 사람의 마음을 품어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무로 마감되어 있는 곳이면 어땠을까? 한지로 마감이 되어 있는 곳이면 어땠을까? 슬픔을 따뜻하게 감싸줄 공간이 되려면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고민이 많이 되는 곳이었습니다.
그래도 추모관 가운데에 큰 중정이 있고 그곳을 통해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빛은 어느정도 슬픔을 감싸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보다 이 추모관의 가장 큰 특징이 되는 공간은 중정에 있는 거대한 수공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추모관 어디에서든 바라볼 수 있게 되어있는 이 수공간 위에는 금속으로 된 거대한 연꽃이 피어있습니다. 수공간에 반사된 연꽃은 물아래와 지상을 연결해주는 느낌을 줍니다.


왜 연꽃일까 하고 의미를 찾아봤습니다. N사, D사 검색을 이용해 찾아보니 연꽃의 10가지 의미라는것을 찾았습니다.
이제염오(離諸染汚)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그 잎과 꽃이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
즉 주변의 잘못된 것에 물들지 않고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
불여악구(不與惡俱)
물이 연꽃에 닿아도 흔적을 남기지 않고 그대로 굴러떨어진다.
즉 주변에 어떠한 나쁜 것을 멀리하고 물들지 않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
계향충만(戒香充滿)
물속의 더러운 냄새도 연꽃이 피면 그 더러운 냄새는 사라지고 연꽃의 향기로 연못을 가득 채운다
즉 향기 나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
본체청정(本體淸淨)
연꽃은 어떤 곳에 있어도 그 연잎은 푸르고 꽃잎의 색은 아름답다.
즉 깨끗한 몸과 마음을 간직하라는 의미
면상희이(面相熹怡)
연꽃은 잎의 모양이 둥글어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한다.
즉 미소를 머금고 부드러운 말을 사용하며 인자한 사람이 되라는 의미
유연불삽(柔軟不澁)
연꽃의 줄기는 연하고 부드러워 강한 사람에게도 잘 꺾이지 않는다
즉 남의 입장을 이해하여 융통성있고 유연하게 살아가라는 의미
구자개길(具者皆吉)
연꽃을 꿈에 보면 길한 일이 생기니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일이다.
즉 좋은 일 길한 일을 하도록 인도하라는 의미
개부구족(開敷具足)
연꽃은 피고 나면 반듯이 열매를 맺는다는 것
즉 선행을 많이 하여 좋은 열매를 맺으라는 의미
성숙청정(成熟淸淨)
연꽃이 활짝 피면 그 색이 정말 곱고 아름다워 그 연꽃을 바라보면 마음이 맑아진다.
즉 몸과 마음이 맑은 사람이 되라는 의미
생기유상(生己有想)
연꽃은 어린 싹이 날 때부터 달라 꽃이 피지 않아도 연꽃인지 알 수 있다
누가 보아도 존경스러운 사람이 도라는 의미
많은 사람들의 유언과 같은 10가지 의미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고 너무 슬퍼하지 말고 연꽃을 닮은 사람이 되라는 의미를 가진 듯 합니다. 진흙탕 속에서도 깨끗함을 잃지 않고 피는 연꽃의 조형물은 이 공간에서 많은 것을 전달해 주는 듯 합니다.
건물 밖으로 나서면 건물의 형태가 보입니다. 주변의 자연과 함께 한데 뒤엉켜있는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을 연결하려는 시도였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모관 뒤로 나오면 주변 공원을 산책할 수 있는 길도 나옵니다. 조용히 슬픔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이 되겠죠.

그 곳에서 만난 이해인 수녀와 셰익스피어의 말이 인상깊었습니다.


죽음으로 사람을 떠나보내는 공간에서 만난 두 위인의 글귀, 어떻게 아름답고 용감하게 세상을 살다가 멋지게 떠날 것인가 고민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