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평범한 인생

By @vixima77/16/2018kr

평범한 선택으로 점철된 평범한 인생길이었다.
나를 요약한다면 그랬다. 남들 하는 대로 따라오기 바빴다. 대학, 군대와 그 뒤로 이어진 직장생활.
나는 어릴 때도 특별하지 않았다. 부모님 말씀을 곧이곧대로 들었고, 옆으로 비껴가기 시작하는 친구들을 걱정했으며, 나 스스로가 샛길로 빠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대학교 때도 취직의 문턱을 넘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했고, 회사에 들어와서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 구성원이 되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런데 내 마음속은 가끔가다 불길이 일어난다. 아기자기하게 구축해왔던 많은 것들이 한순간에 모두 불타버리고 하늘은 노란색이 된다. 비상경보다. 규칙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더욱 쑥대밭을 만들고 며칠 동안 정신을 혼탁하게 만든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상생활에 복귀하는데, 그사이에 닫혀있던 모든 것 (인간관계, 회사업무)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기 바쁘다. 이런 패턴의 반복이다.

언제부터인가 불길이 더 사납게 일었다.
그때마다 답답한 마음에 사회적 시스템 운운하면서 불만을 늘어놓았지만, 그때만 잠시 속 시원할 뿐 여전히 바뀐 건 없다. 가장 답답한 것은 이것을 털어놓을 곳이 없다는 점이다. 뭐 어쩌면 모든 직장인이 다 느끼는 부분일지도 모르겠으나 주위 사람들에게 10% 정도만 털어놓으면 반응이 비슷하다. 다들 현재 삶에 느끼는 만족도가 높지 못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찌들어 살고 있는지 사회에 대한 문제 제기는 생략하겠다. 이는 바꿀 수 없는 우리의 주변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왜 나는 지구에서 숨 쉬고 살고 있느냐를 묻는 것과 비슷한 문제다.

내가 바뀌어야 하는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가장 쉽다. 그냥 닥치고 고고 하는 거다. 지금까지도 어쩌면 이렇게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이렇게 평범하게 살아가는 거다. 또한 내 마음에 불길이 닥쳤을 때를 예상하고 소방차를 더더욱 많이 끌어다가 대기시켜놓은 것도 한 가지 방법이겠다. 두 번째는 변화다. 내가 주장하는 변화, 그 20%의 변화 말이다.

책을 읽었고,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 있다. 나는 내 생각을 정립시킬 필요가 있다. 너무 많은 문장과 낱말들이 머리를 떠다니고 있다. 이를 하나씩 잡아 정제해야 한다. 이것은 작가가 아닌 나의 몫이다.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나의 몫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중한 작업이고 꼭 해야 할 작업이다. 그런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는 이 작업을 살아오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아니, 중요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이 더욱 맞겠다. 그 중요성을 몰랐기 때문이다.

사람이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내면이 중요하다. 특히, ‘주입’에 특기를 가지고 있는 지금 사회에서 내면을 갈고 닦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누가 머릿속에 넣어주는 것에 중독되어있다. 어차피 하루 이틀이면 바람에 의해 사라질 것에 그렇게 집착한다. 나의 내면은 여전히 태어날 때의 그 날것의 상태와 크게 변함없다. 내가 초등학교 때 생각하던 수준과 지금과 무엇이 달라졌을까? 사용하는 단어의 차이 정도 아닐까? 그 깊이나 사고의 방식, 방향이 얼마나 더 바뀌었을까? 더 현실적으로만 변해서 하루하루를 보내기 급급한 것은 아닐까?

주위를 탓하지 말자. 아쉽게도 이건 우리가 뛰어넘어야 할 벽이었고, 우리는 아직도 이것을 모른 채 살아간다. 나도 가까스로 내가 심각한 오류에 빠져있음을 눈치 정도 챈 단계에 불과하다. 나도 한참 멀었다. 솔직히 어떻게 앞으로 살아야 하나에 대한 생각조차 아직 많이 못 했다. 다만, 문제의식을 느꼈다는 것에 스스로 위안을 삼고 싶다.

실마리의 끈을 놓치지 말자. 조금 더 깊숙하게 탐구해볼 필요가 있는 중요한 주제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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