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보팅구조의 태생적인 문제점, 하지만 괜찮은 이유

By @tabris1/14/2018kr

최근에 뉴비분들이 지적하신 스팀잇 커뮤니티와 셀프/담합 보팅풀에 관한 문제,
잊을만 하면 한번씩 이슈가 되는 고래들의 셀프보팅 문제들을 보며

저 또한 지금도 뉴비지만 조금 더 스팀잇에 대해 알아가던 시절 스팀잇의 보팅 시스템에 관한 문제점에 대해 포스팅했던 생각이 났습니다.

1. 수익을 최대화 할 수 있는 보팅 방법
2. 스팀 큐레이션 보상에 대한 제안

두 글의 요지는 결국 스팀잇의 전체적인 커뮤니티 가치를 증가시키는 (스팀의 가치를 증가시키는) 보팅 행위와 개인의 이득을 추구하는 보팅 행위는 서로 상충된다는 점입니다.

두번째 글에서는 나름 시스템 적인 해결 방안도 생각해 봤습니다. 셀프보팅 어뷰징은 시스템적으로 막는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냥 커뮤니티내 자정작용에 기대를 건다고 쳐도 큐레이션 보상정도는 시스템적으로 개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변에 사업을 하며 여러가지 제품을 만들어본 다양한 경험과 통찰력이 있는 친구나 선배들이 많은데요, 제가 가끔 스팀잇에 대한 소개 (피칭)를 하게 되면 문제점을 바로 찌르고 들어오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모두에게 동일한 보팅 권한이 있는것이 아닌 자본의 소유에 비례해서 보팅을 할 수 있다고 하면 결국 큐레이션 되는 컨텐츠는 "좋은 컨텐츠"가 아니라 "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컨텐츠"가 되는것 아니냐

사실 이부분은 저도 스팀잇의 태생적인 한계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그렇다면 공평한 보팅 권한을 가진 페이스북에서 큐레이션되는 컨텐츠는 "좋은 컨텐츠"인가? 페이스북도 광고 기능이 있어서 돈을 내면 컨텐츠 노출을 증가시킬 수 있고, 바이럴 트릭이나 라이크봇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스팀의 자본 파워에 의한 보팅은 이상적인 방법이 아닐지언정 "조작" 에대해서는 완벽한 방어를 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어떤 글이 100개의 라이크를 받았다면, 정말 100명의 사람이 좋아한건지, 돈주고 산 라이크인지, 라이크 봇에 의한 조작인지 알 수 없습니다.

네이버 메인에서 어떤 뉴스기사를 보게 된다면, 그 뉴스기사가 정말 잘 쓰여진 뉴스여서 많은 사람들이 읽은건지, 낚시성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한건지, 정부나 기업등의 외압이나 로비등에 의해 조작된 순위인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스팀잇에서 어떤 글이 $100불의 보팅을 받았다면 조작할 수 없는 사실 하나는 보팅한 사람(또는 사람들, 본인 포함)의 자본 파워의 합이 $100불이라는겁니다.

컨텐츠의 질과 노출수, 보팅이 정 비례하는 이상적인 시스템은 애초에 불가능하고 존재하지 않기때문에
스팀잇이 제시하는 하나의 다른 솔루션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솔루션은 아직 실험중인 단계입니다 (왼쪽 위에 보시면 스팀잇은 아직 beta 테스트 단계입니다).


어제 저도 EOS 밋업에 갔었는데요,
그들이 말하는 탈중앙 (Decentralized) 시스템은 이상적인것이었습니다.

탈중앙 시스템은 생산자, 소비자 양쪽이 모두 토큰을 홀딩하고 있는 투자자로서 시스템 전체의 가치를 증가시기키 위해 노력한다.

라는 내용이었는데, 실상은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스팀잇에서도 분명

  1. 시스템 전체의 가치 증가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스팀에 투자하거나, 좋은 컨텐츠를 생산하고 좋은 컨텐츠에 보팅하는 사람들
  2. 어뷰징으로 시스템 전체의 가치를 떨어뜨리면서도 자신의 단기적 이익을 최대화 하려는 사람들: 스팸글을 등록하며 보팅봇을 이용해서 수익을 내거나, 자신의 투자 자본으로 무의미한 글에 셀프보팅을 하는 사람들

스팸글과 보팅봇을 이용한 어뷰징은 아마 별 이견이 없으실텐데요
자신의 투자자본으로 무의미한 글에 셀프보팅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사실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스팀에 투자를 하는 행위는 스팀 플랫폼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스팀 플랫폼의 개발을 지원하거나 새로운 유져를 유입시키는등 분명 전체 가치의 증가에도 도움이 되는 행위이지만,
무의미한 글에 셀프보팅을 하는 행위는 또 열심히 글을 쓰는 다른 사람들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스팀잇에서 큐레이션 되는 글의 질도 떨어뜨리기 때문에 플랫폼 전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입니다. 특히 자본파워에 의해 큐레이션 되는 스팀잇의 특성상 고래들이 이런 행위를 하게 되면 문제가 더 커지게 되는거겠죠.

전자의 플러스가 더 크냐 후자의 마이너스가 더 크냐의 문제일텐데..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저는 셀프보팅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셀프보팅은 스팀잇 시스템에서 허용하는 정상적인 기능이며,
"좋은 글"에 대한 기준은 각자 다를 수 있고, 자신 쓴 글이 좋다고 생각하면 셀프보팅 하는것도 당연하고 생각합니다.
"무의미한 글" 에 대한 기준도 물론 다를 수 있고, 나나 내 지인들의 글이 나에게 있어서 더 특별하기때문에 보팅을 하는것도 어쩌면 당연하겠죠.

이런 논의가 끊임없이 나오고 토론을 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의 의견들이 시스템에 반영되고 테스트 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스팀이라는 보팅 시스템이 장기적이고 전체적인 플러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결론이 나는 시점이 오면 드디어
스팀잇도 beta 딱지를 뗄 수 있겠죠.

물론 반대의 결론이 난다고 하면 스팀잇이라는 실험은 실패로 끝날 수도 있을거고
SMT의 런칭과 함께 블로그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스팀 블락체인의 다양한 실험들은 계속될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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