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19. 나는 쓴다

By @shgddd4/3/2018kr


글쓰기는 확실히 치유의 힘이 있다.

지난 일주일 동안, 공모전 출품을 위해
두 편의 소설을 다듬는 작업을 했다.
회사 다니면서 소설 쓰는 일은 만만치 않다.
어떤 날은 피곤해 죽어버릴 것 같은데
피곤과 사투를 벌이면서 글을 썼다.
일주일 동안 3,4시간 밖에 못 잔 것 같다.
허락만 되면 24시간도 잘 수 있는 사람인데.

어렵게 퇴고를 마치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글을 출판사로 보냈다.
날이 좀 더웠다. 어지러웠다.
입맛이 없어서 점심은 간단히 샌드위치로 때웠다.
그날따라 거리의 사람들이 싫었다.
회사로 들어가기도 싫었다.
나는 회사와 거리 사이, 그 어딘가를 표류했다.

그 1시간 남짓한 표류의 시간.
나의 부족한 글들과
그 글보다 더 부족한 나를 생각했다.

긴 글을 하나 완성했다는 건
오래 목 매달았던 하나의 세계가 끝났다는 것.
과정은 힘들고 괴로웠지만,
그 끝에 홀가분함과 뿌듯함이 있다.
그 느낌이 좋았다.
공모전에서 떨어지더라도.
내 글이 쓰레기통에 처박히더라도.
그게 있어서 글을 쓴다. 됐다.

소설 쓰기의 명분은 공모전 출품이었지만
실은, 오롯이 나를 위해 썼다.
이번에는 특히 더 그랬다.
공모전 당선에 온전히 집중한 글이 아니라
(당선 글을 쓸 능력도 안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소설을 완성했다.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은유들을 실험해봤다.
나의 얘기를 쓰고자 했다.
내 글에 내가 치유를 받았다.

아직은 갈 길이 먼 나의 글들.
그래도 나의 글들은 조금씩 자라고 있다.
나도 어떤 식으로든 자라고 있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자, 또 다시
다음 습작을 쓸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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