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에서 탈출하다+4] 디지털 사업일수록 멘탈이 중요하다

By @sentence2/9/2018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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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다. 디지털 사업일수록 멘탈이 중요하다.

나는 얼마 전 디지털 시대가 아날로그와 다른 점으로 모든 것이 명확한 데이터로 수집되고 활용되는 것을 들었다. 따라서 노동자의 ‘경험’보다 실측 데이터의 해석과 활용이 훨씬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데이터를 정확하고 투명하게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은 디지털의 큰 장점이다. 그렇지만 세상일에는 언제나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다.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상황에서 최악의 단점이 되기도 한다.

만약 당신이 디지털 관련 사업을 하거나 관련 업계에서 일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말은 당신이 사업 실적으로부터 눈곱만큼도 도망칠 수 없다는 뜻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속담은 디지털 사업에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내 웹사이트의 트래픽, 콘텐츠당 읽은 시간, 체류 시간, 앱 설치 다운로드 수, 설치 후 재방문율, 배너 광고 노출 수, 배너 광고 클릭 수, 콘텐츠 조회수, 댓글 수, 공유 횟수, 방문자당 매출, 하루 매출액 등등등. 웹이나 모바일, 혹은 앱에서 구동되는 디지털 생태계는 내 사업 현장에서 (잠재적) 소비자들이 얼마나 모이고,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지 웬만한 사항은 모두 기록된다.

열심히 준비해서 오픈한 인터넷 쇼핑몰의 방문자가 하루 10명도 되지 않을 때, 당신은 이 숫자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열심히 준비한 사업이 이렇게 명확하고 숨김없이 아무런 반응도 얻지 못할 때, 멘탈은 부서지기 쉽다.

디지털 사업의 문제는 또 하나 있다. 많은 웹이나 앱 데이터가 거의 실시간, 늦어도 하루 정도면 집계가 끝난다는 점이다. 물론 즉각적인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빠르게 전략을 수정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좋지 않은 지표는 잠시 접어두고 장기적인 전략과 안목으로, 흔들림 없이 태산처럼 우직하게 사업을 전개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눈앞에서 관련 데이터가 모두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으면 보통 멘탈로는 침착하게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나 역시 처음 전자책을 내고 얼마 후, 매일 매일 매출액 ‘0원’이 찍히는 걸 보면서 침만 꼴깍꼴깍 삼키곤 했다. 사실 지금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올해는 전자책 단행본 중심에서 **카카오 페이지 연재**로 방향을 돌리긴 했지만,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스팀잇 상황에 빗대어 생각해도 좋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달러 표기가 찍히니까 기분 좋지만,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쓰고 싶은 글 써야지 하다가도 계속 보팅이 낮고, 조회수도 낮고, 댓글도 없으면 스팀잇을 계속해야 할까 흔들리게 마련이다. 아마 초반에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떠나신 분들도 많지 않을까 추측한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면 상관없겠지만 인생이 언제나 순탄할 수는 없다. 디지털처럼 중요한 지표가 모두 측정 가능한 환경에서는, 그래서 역설적으로 수행하는 사람의 멘탈이 더욱 중요하다. 냉정하고 침착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변화를 시도해야 할지, 꾸준히 가야 할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가 와도 결국 판단과 실행은 수행하는 인간의 몫이다. 디지털의 투명성은 축복이지만, 오직 그 명과 암을 모두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그러하다.


  • [출근에서 탈출하다] 연재는 일과 기업문화에 대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 **《출근에서 탈출하다 - 대기업 퇴사에서 1인 출판까지》**에서 제목을 따왔습니다. 일하는 방식과 태도, 가치관 등을 생각날 때마다 연재합니다.
  • 출근에서 탈출하다 시리즈는 'the-exit' 태그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 Photo by Sabine Schult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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