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사나이는 개뿔...
가자미는 코빼기도 볼 수 없었다.
가자미는 커녕 피라미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촬영감독도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쓸 만한 그림을 하나도 못 건졌으니..
하지만 그 시절 방송국 사람들이 누군가?
안 되면 되게 하고
없으면 만들어내는..
횟집에서 생물 가자미를 공수해 왔다.
낚시 바늘에 가자미를 끼웠다.
우리는 환호했다.
더 정확히는..
환호하는 척했다.
그럴 듯한 장면이 나왔는지
그들은 출연료라며
가자미를 비롯한 각종 생선을 한아름 안겼다.
해산물을 보며...좋아서 깔깔거리는
까만콩의 웃음소리가 내 맘을 가득 채운다.
생선을 굽고..생선을 굽고..생선을 굽고..
스무살 우리들이 생선을 갖고 할 수 있는 요리란..
구이 뿐이었다.
매운탕도 회도 찌개도..먼 훗날의 얘기일 뿐..
생선구이와 민박집 할머니댁 밑반찬으로
우리는 또 술파티를 벌였다.
끝없이 술잔이 돌아가고..
주위를 둘러보니 까만콩이 보이지 않는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찬바람을 쐬고 싶었다.
밖으로 나와보니 대문 옆 평상에 까만콩이 누워있었다.
발걸음 소리를 죽여가며
조용히 다가갔다.
별을 보고있는 줄 알았는데
눈을 감고있다.
자나?
평상 한구석에 걸터앉아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에 별이 한가득이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다시 한 번 까만콩을 보았다.
미동도 없다.
정말 자나 보다.
난 술이 취했다.
아주 많이 취했다.
아니..술이 아주 많이 취했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그녀의 동그란 이마가 귀엽다.
그녀에게 다가간다.
이상하다..술이 아주많이 취했는데도..
용기는 하나도 안 생기고..왜 이리 가슴이 쿵쾅댈까?
떨리는 입술을
그녀의 이마에 살포시 갖다댔다.
그 순간 그녀가 두 팔을 뻗어
내 목덜미를 당긴다.
우리는 서로 만났다. 아주 뜨겁게..
역시 난 행운의 사나이였다.
다음 회에 계속...
사진은 붉은장미...꽃말은 욕망,절정.........
YouTube에서 '그대 있음에 / 송창식' 보기
https://youtu.be/JtFtRHZ47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