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푸른 테두리를 따라서 - 바다를 보는 사찰

By @roadpheromone4/23/2018kr

푸른 보리밭 사잇길 지나 바다에 닿으면 절 하나 있어. 

만경강 하류 고군산 열도를 바라보는 망해사. 

극락전에 기대선 벚나무 이제 완연한 봄이라며 싹을 틔우네. 

낙서전 앞 팽나무도 한치의 오차 없이 때 맞춰 싹을 내밀겠지?


https://steemitimages.com/DQmacYmu6iwZ5Da6pkPB4TLJanmjfVAECicA2Pza92cQTnG/temple02.jpg 

즉시현금 갱무시절(卽時現今 更無時節)  - 바로 지금, 다시 그 때란 없다. 

오래 전 어느 선사가 세웠다는 전각 앞에서 일몰을 기다리는데 

떨어진 꽃잎이 낙서 같은 문장을 바람 결에 휘갈기고 가네 

- 지구상 생명체 중 오직 인간만이 지금(할 일)을 나중으로 미룬다네.

고백을 나중으로 미루고, 

사랑을 나중으로 미루고, 

행복을 나중으로 미루고, 

여행을 나중으로 미루고, 

배움을 나중으로 미루고, 

깨달음을 나중으로 미루고......

미룰 수 없는 '제 삶의 일몰'이 언제인지 모른채.

저기 봄꽃 피고, 새싹이 돋고, 나비가 날고, 꿀벌이 잉잉거리고, 

수백 수천 수억 만 개 청보리가 

'바로 지금!'이라며 시퍼렇게 일어서는 4월의 만경들판,

그 끝에 절 하나 있지.

Written by @roadpherom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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