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By @rideteam7/11/2018bu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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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유난히 따스하게 비추는 사무실 창밖을 삶이 무미건조해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모든걸 체념한듯 바라본다. 그는 도축 공장의 재무이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왼팔을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인물. 소가 도축되는 순간을 오롯이 보여주는데 그 순간 소의 눈빛이 왠지 아무것도 흥미없는 중년 남자의 눈빛과 겹쳐 보이는 건 왜일까?

중년의 남자가 바라본것은 햇빛에 노출된 자신의 발끝을 그림자 속으로 살그머니 숨기는 여자. 새로 부임한 젊은 품질 검사원이다. 몇 밀리미터의 지방 두께 차이만 보여도 B 등급을 매기는 그녀는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하고, 감정의 교류도 없으며, 외적으로도 꾸밀줄 모르는 그런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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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남자가 육체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젊은 여자는 정신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는것 처럼 보인다.

회사내의 절도사건으로 인해 근무자 모두가 상담을 받는 상황에서 서로 알게된 것은 중년의 남자와 젊은 여자는 같은 꿈을 꾼다는 것. 새하얗게 눈덮인 산속을 암수 한쌍의 사슴이 거닐고, 숫사슴은 암사슴에게 먹을것을 찾아주며, 작은 연못에서 물을 마시며 교감하는 꿈.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을 알게된 둘은 호감을 갖게 되고 꿈을 공유하며 조금씩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단절된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 하기로 한 여자는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들을(휴대전화 갖기, 신체적 접촉하기, 음악듣기 등등...) 하나하나 조금씩 준비해 나간다. 그러나 자신에 생각의 기준에서 바라본 상대는 다를 수밖에 없기에 솔직한 대화도 오해를 낳는법. 여자는 서툰 준비끝에 그 마음을 남자에게 전달하나 거절당하고 그로 인한 상실감은 그녀 인생전부를 잃는것과도 같기에 욕조에서 왼팔목을 깨어진 유리조각으로 긋게 된다...


밤근무로 인해 180도 뒤바뀐 생활에 적응하려면 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잠만 자거나 멍하니 누워만 있게 되는데 그러던 와중에 아무생각없이 보게된 영화.

정말 조용하고 잔잔하게 두 사람의 감정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빠져들수 밖에 없는 영화로 사랑은 상대방을 통해 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며, 텅텅 비워진 마음속을 아름다움으로 채워가는 여정이라 하는것 같다. 같은 꿈을 꾼다는건 어찌보면 같은 생각을 하는것과 비슷한데,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신비하고도 즐거운 경험이겠지.

더군다나 그 대상이 이성이라면 사랑에 빠지는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닐까? 썰렁한 개그 코드도 진심으로 웃어주며 말의 뉘앙스까지 파악해 버리기에 또다른 나로 착각하게 만드는 상대. 그런 상대방을 만나는 것은 누구나 꿈꾸는 일일 것이다. 아니면 그런 상대를 명확히 알아볼수 있을땐 이미 늦었거나...

그러하기에 현실은 유혈이 낭자한 도축장과 같을것이고, 꿈꾸는 세상은 새햐얀 눈으로 가득한 단 둘만의 공간이기에 더욱 갈망하게 되는것 같다. 참 아이러니 한건 더이상 꿈을 꾸지 않게 되면 또다시 꿈꾸기를 갈망하는게 인간이니 영원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사랑의 방식과 형태는 다를지언정 감출수 없는게 사랑이고, 사랑 때문에 권태가 오지만 그 무료함과 무미건조함을 이기는것도 사랑이니 그 양면성의 위험을 감수하고픈게 사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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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네이버 / 영화 /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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