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무네. 몽롱한 순간

By @ohnamu10/16/2018kr

지난주 금요일 오전, 이래도 저래도 다 지나간다.

꼬박 밤샘 작업으로 눈에는 끈적한 이슬이 내리고 입술 사이로 안개가 뿜어져 나온다.

몸 안에 기운을 짜내서 정신을 차리려 하는데
뼈대 없는 찰흙 인형처럼 단정치 못하게 삐닥하게 기대어져 앉았다.

새벽까지는 방긋 웃고 미소도 지었는데 이젠 피로 이불을 포근하게 덮는다.
누군가 내 모습을 보고 커튼을 쳤는지 흐릿하고 몽롱하다.

오래전 그때는 하루 이틀 밤을 새도 뽀송한 빨래같았는데
지금은 시간의 마수에 걸렸는지 습기 많은 날의 빨래 같이 축축하고 무겁게 늘어진다.
매끈했던 머리칼도 흙먼지를 뒤집어 쓴것처럼 윤기 하나 없이 푸석인다.


정신을 차려보자.

눈동자에 힘을 주고 크게 돌리자. 돌려본다.

핸드크림을 꺼내 얼굴과 손등에 발라본다.


햐아~ 향긋하다.


아주 잠깐 반짝 정신이 들다가 사그라든다.

희미하게 향이 사라진다.

내 정신도 꾸물꾸물 사그라든다.



부지런한 시간은 머물지 않고 지나가더라구요. 가끔은 얼마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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