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네 미술관. 人生手相 (인생수상)

By @ohnamu7/24/2018kr

지난주 낙서쟁이 작품 서랍을 뒤적이다가 내 맘을 사로잡은 작품이 있었다.
사실 이 작품은 이전에도 올려야지 했는데 지금은 때가 아니야. 지금은 아니야 하다가 여름이 된거다.

바짝 긴장한 순간보다 나른한 오후가 나를 지켜내기 더 어려운 것처럼 요즘이 내게 그런 시간인가보다. 그래서 이 작품을 보고 한참을 쳐다봤다.

난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난 어디로 가는거지?
내가 뭔가 위대한 일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하루하루가 소중한걸 아는데..
내 몸은 데워지는 물 속에 빠진 개구리처럼 노곤하게 쉬면서 푸념만 하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에 노랑 저 손바닥을 뚫어지라고 쳐다봤다.

낙서쟁이 작가에게 이 작품을 올리고 싶은데 코멘트를 해달라고 하고 기다렸다.
'피식'하고 웃음이 났다.
오라방의 그때 그 시절이 기억도 났고, 시간이 훌쩍 흘렀음에도 난 여전히 뭔가 정해진 길을 가지 못하는 것 같고 또 그 길이 어딘가 궁금하고 그랬는데.. 힌트를 주는 것 같았다.

격지 않고 미리 판단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人生手相 / 70 x 100cm

Nakseo

2012년에 만들어진 “인생수상”은 손금 안에 보여지는 다양한 내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사실 관상에 빠져있던 대학시절의 내 모습이다. 그땐 그림 외에 관상. 손금. 주역에 빠져 시간을 보냈고 실기실 한쪽에 커튼을 치고 동기들의 관상과 손금을 봐주면서 재미와 희열을 느끼곤 했다.

당시 서정범 교수의 “무녀별곡”을 틈나는 대로 읽으며
나름 유명하다는 점집과 철학관을 두루 섭렵하며 운세를 맞추는 그들의 용한 신통력에 매번 감탄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
그렇게 신봉하던 신통력에 대한 믿음이 깨지고 점쟁이들의 말장난에 환멸을 느끼게 되며 일 순간 모든 걸 끊어버렸다.

격지 않고 미리 판단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알았기에 그림이나 그리자는 쪽으로 맘을 돌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젊은 시절이었기에 가능한 해프닝이 아니었나 싶다.
(이런 글을 쓰는 걸 보니 낙서쟁이 오라방은 '도인'이 되었나보다)


. ohName 코멘터리

낙서쟁이가 명리, 주역, 관상 이런 것에 빠져있던 그 시절에 책에서 알아낸 것들을 동생들에게 대입하며 말해주곤 했다. 난 아주 흥미로와서 좋아라 했다.

오라방은 내게 재복이 있다고 돈이 쫒아다닌다고 했고,
동생에게는 위에서 내려오는 복이 있다고 했던 것이 생각이 난다.
다른 것들은 기억이 나질 않는걸 보니 나쁜 말은 안했던 것 같다.

시간이 훌쩍 흘러 몸과 마음의 변이가 시작될 마흔즈음에 주역과 명리에 관심이 생겨 쉬운 책들을 본 적이 있다. 스스로에게 관심을 갖고 정리정돈하기에는 좋은 책들인 것 같다.

어쩜 신통력은 흥미로와도 말안듣는 인간이 그대로 흘러가리라 생각하지 않아서 난 실망할 일도 없는지 모르겠다. 매일 같이 숨을 쉬고 밥을 먹는 것처럼 인사하고 웃고 감사하고 새로운걸 배우면서 사는게 다 일수도 있겠다 싶다. 이런게 제일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손금, 관상 이런거 참 신기하다.
이미 나의 역사도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겠지?
혹시 내 몸은 나의 역사책일까 ..



Nakseo Ar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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