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 리포트] 4. 3저 호황과 그릇된 반공인식

By @noctisk4/26/2018kr-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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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지난 25일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지방선거 슬로건을 확정 발표했습니다. 사실, 이 한마디에 지금까지 민자당계 정당의 모든 아이덴티티가 들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민자당 뿐 아니라 민자당의 전신인 민정당, 민주공화당, 자유당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 없이 대한민국 보수가 여전히 '반공'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한국에 아직 머물러 있는 북한에 대한 공포가 매우 심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늘 이야기 하지만, 정치는 뜬구름만 잡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와 관계없는 사람들이 국회에서 공성전을 하는 리니지 비슷한 그 무언가도 아닙니다. 정치란 우리가 먹고 사는데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우리가 살아가는 국가를 움직이는 제도를 결정하고 집행하는 과정입니다.

여튼, 소위 '보수'를 자처하는 정당에서 그렇게 목 놓아 외치는 '반공'과 '나라를 팔아먹는다', '주사파', '참여연대', '전교조', '민주노총'을 적대시하며 스스로를 '경제 정당'이라 자처하는 데에는 박정희, 정확히는 전두환 시대에 온 호황이 매우 큽니다. 박정희 정권에 공을 돌리는 경향이 많은데, 사실 이 정권도 경제 성장에 무언가 큰 공을 세웠다고 보긴 힘듭니다.

박정희 정부가 틀린 결정만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 스스로가 상명하복이라는 체제 아래 살아온 군인이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이 수정되기 전에 바로 시행되면서 종국적으로 큰 실책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그 스스로의 부패와 과도할 정도의 열등감 역시 한 몫 했고요. 공이 있다면, 미국이 원조를 끊어가는 시점에서 내수 자립형 경제 체제가 아닌 그 당시 핫하던 수출 주도형 무역 경제로 경제 발전의 기어를 바꾼 것 정도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가 만들었다 생각해서 그런지 도로 빼먹으려 하나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김영삼의 민주 정부 말기에 IMF 구제금융 사태가 와서 김영삼을 IMF 사태의 원흉으로 생각합니다. 일부 음모론자들은 김대중이 한국을 북한에 팔아먹으려고 일부러 IMF를 불러온 뒤 대통령이 되었다고들 합니다만... 뭐 거기까지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지니 일단 제껴두죠.

하지만 실제 IMF의 뿌리를 제대로 거슬러 올라가려면 80년대의 급격한 호황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소위 말하는 '3저 호황'입니다. 저달러, 저유가, 저금리의 3가지 현상이 맞물려 발생한 호황입니다. 해외 원유와 외자를 기반으로 수출 산업에 집중한 한국에세 저유가는 엄청난 원가 절감 효과를 일으켰고, 저달러는 엔고와 맞물려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향상시켰습니다. 원자재 도입가격 하력은 덤이었죠.

물론 그런 황금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플라자 합의에서 일본의 엔화와 독일의 마르크가 철퇴를 맞았던 것 처럼, 88년 이후 미국 행정부는 원화에 대한 절상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하게 됩니다. 단순히 전두환이 잘 했고, 노태우가 잘못했고를 떠나 국제 정세가 그렇게 흘러갔던 것이죠. 역사에 IF는 없다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한국엔 제대로 된 정권교체는 국민의 정부 집권 이전까지는 단 한번도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IMF라는 극단적 파동이 비로소 '좀 부패해도 우리를 먹여살린' 정권의 끝을 불러온 것이죠.

**민주당계 정당이 경제를 못한다는 말은 성립할 수가 없었죠. 해본적 없었으니까요-_-**

여튼 이런 호황기에서 볼 수 있었던 소위 '코리안 드림', '노력의 결과', '10년 모아 내집 마련'과 같은 구호는 지금은 비록 의미가 없어졌지만 그 당시를 살아온 세대에겐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조금만 일 해도 큰 돈을 얻을 수 있었고, 주가는 한 해에 70% 넘게 뛰었으며, 어제 산 집이 눈을 떠 보면 몇 배는 올라 있었습니다. 그 기억들은, 비록 수많은 인권 유린과 고문, 독재가 있었지만 그 시대를 살아온 많은 이들에게는 희망의 기억만 남아있죠.

가쿠란과 모던 보이, 모던 걸로 대표되는 일본의 다이쇼 로망, 뭐든지 일단 톱니바퀴를 넣고 봐야 할 것 같은 미국의 스팀 펑크, 화려하기 그지없는 유럽의 벨 에포크는 '가장 화려했던 시기'에 대한 향수이자 호황기로 돌아가고자 하는 많은 이들의 희망이었습니다. 지금 많은 한국인들이 1980년대를 좋았던 시기로 기억하는 것 역시 이와 같은 현상입니다. 그러면서 당시 정권이 내세웠던 그럴듯한 구호인 '반공'을 같이 받아들인 것입니다. 마치 스팀펑크에 당연히 톱니바퀴와 증기 기관이 나오는 것 처럼, 우리가 잘 살았을 때는 북한을 적대시 해야 했던 것이었던 걸로 각인이 된 것이죠.

흥미로운 것은, 이 시기 경제 지표들은 2016년부터 지금 시점에 이르기까지의 경제 상황과 당시 경제 상황은 비슷합니다. 셰일 가스의 대규모 채굴로 인한 저유가, 그리고 0에 가까울 정도의 저금리, 엔화의 평가절상까지요. 그러나 지금은 경제적으로 밝은 전망을 내놓는 사람은 많지 않죠. 유가 하락이 더 이상 수출 증가라는 드라이브를 걸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 당시 했던 많은 경제 부양 정책등을 동원해 봐도 - 심지어는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까지 해도 - 별 성과는 없었습니다.

이는 한국 경제의 체질이 변한 것도 있지만, 기실은 그 당시 내세웠던 많은 경제적 성과들이 다양한 외부효과에 의한 것이며 당시 정부가 딱히 뛰어난 경제 정책을 내놓았던 것은 아니라는 반증 역시 됩니다.

**대한민국 역대 정부별 경제성장률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3저 호황시기에만 3년 연속으로 11% 이상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90% 이상 성장했던 코스피 상승률, 4.3%대에 그친 물가상승률과 같은 다른 지표들과 같이 생각해보면 엄청난 성과죠.

다시 한번 원점으로 돌아가봅니다.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메시지 속에 담긴 그릇된 반공의식은 자신의 정권을 수호하고 군사 정권을 옹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과장된 북한에 대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정부는 북한에 모든 것을 퍼준다는 프레이밍 역시 포함되어 있으며, 이렇게 되면 "당신들이 과거 우리 정권에 누렸던 호황을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라는 공포심 자극 역시 가하고 있는 메시지라 볼 수 있습니다.

네. 분명 긴 시간 동안 떨어져 있었고, 분단된 제도로 인해 가까움보단 먼 느낌이 더 많은 곳이 북한입니다. 한국을 보고 북한이라는 바다에 가로막힌 섬이라 표현하는 사람 역시 있습니다. 허나,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이런 만들어진 공포와 경제적 공포라는 프레이밍에 빠져들고 속게 되면,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데 대해, 우리가 살아왔던 길에 대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힘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를 조금 더 냉정하게 바라보고, 정치적 이슈와 경제적 이슈를 섞어 사람들을 현혹하려 드는 이들을 우리는 언제나 경계하고, 또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누구를 특정하여 지지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만들어낸 프레임과 선입견이라는 환상 대신, 여러분의 목소리를 잘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항상 눈을 뜨고 귀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현명한 시민이 현명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단 국가 뿐 아니라, 스팀잇과 같은 작은 사회에서도 이 말은 통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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