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튜토리얼 1 - 체스 선수처럼 생각하기

By @nobinstein1/20/2019kr

안녕하세요.
저는 취미로 체스를 둔 지 곧 5년이 다 되어가는 일반인입니다. 스팀잇 유저분들에게도 체스 입문자도 제 튜토리얼만 잘 보면 체스를 그럴듯하게 두게 되는 그런 튜토리얼을 꾸준히 올려서 이 재미있는 체스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글을 쓰게 됬습니다.

준비물은 생각을 할 수있는 머리만 있으면 됩니다!
체스 세트가 있으면 더욱 좋겠네요. 필수는 아닙니다.
저 어렸을때 문구점에 가면 2500원에 팔던데..

chess set.jpg

욕심을 좀 낸다면 이런 멋진 세트도 있죠.
근데 비싼거 산다고 더 잘 둬지고 그러진 않아요 :)

최대한 성실하게 입문자들의 시선에서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려고 노력하겠지만 한가지 예외로 기물이 움직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안다고 가정하고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첫번째 튜토리얼을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튜토리얼에서는 체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체스가 어떤 게임인지 맛보기만 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대부분 어린시절 체스를 둬 보신 경험이 있을거에요.
꼬맹이 둘이서 심각하게 마주 앉아서 엄청나게 고민하지만 어차피 결국엔 두는 양상은 비슷비슷합니다.

1.png

체스를 즐기는 스타일이나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렇게 폰을 지그재그로 둔 채로 게임을 시작하죠. 그러나 이렇게 둔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체스에 대해 절대 즐거운 감정은 갖고 있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포지션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체스 포지션이기 때문이죠. 왜 그런지 자세히 볼까요?

가장 먼저 백의 관점에서 킹 옆에 동그라미를 쳐 놓은 비숍을 봅시다. 이 비숍은 흰 칸 위에서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뭔가 움직이기 답답해 보이네요? 왜 그런지 생각해보니 제 폰들이 전부 흰 칸 위에 있군요! 같은 팀의 폰에 막혀서 이 비숍은 쓰기 힘들어 보입니다.

다른 쪽 비숍은 어떨까요. 이 비숍은 검은 칸 위에서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만 역시나 상대방의 지그재그 폰에 막혀 활약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비숍은 사실 쓰레기였던걸까요..?

나머지 퀸도, 룩도 보니 상대방의 영역으로 넘어서 갈 방법이 없습니다. 유일하게 상대방의 영역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물은 나이트 뿐이네요!

항상 안전하게 지그재그로 폰을 만들고 그 다음 움직일 수 있는 기물을 찾았던 우리는.. 그래서 우리는 체스가 재미가 없었던 겁니다. 모든 기물들이 묶인 채 나이트만 넘어다니는 게임이 재미있을리가 있나요 -_-
이러한 경험을 가진 분들께 사실 나이트보다 룩이 더 가치가 있는 기물이란걸 말씀드리면 놀라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저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체스 포지션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말해드리고 실제 체스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 드리는것을 가장 첫번째 튜토리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포지션은 제가 최근에 인터넷으로 둔 게임에서의 중요한 순간을 가져 온 것 입니다.

2.png

언뜻 보기에 기물들이 훨씬 더 적어져서 이전보다 좀 더 간단해 보일 수 있습니다만 정말 그럴까요? 이 상황에서 논리적으로 타당한 수를 두기 위해서는 꽤 많은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 한 순간에 체스 플레이어는 게임 내에서 어떤 식으로 생각을 하는지 실제로 제가 이 게임을 두면서 다음 수를 두기 위해 한 판단의 과정을 백의 입장에서 글로 풀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1. 우선 기물의 수는 서로 폰 5개, 나이트와 비숍을 각각 하나씩 가지고 있으므로 동등합니다. (나이트와 비숍의 가치에 대해서는 이후 튜토리얼에서 설명 할 것이지만 일단 같다고 생각해주세요.)

  2. 폰의 갯수는 같지만 왼쪽편에 백은 두개 흑은 세 개 / 오른쪽 편에 백은 세개, 흑은 두 개로 다릅니다. 세 개인 쪽의 폰을 밀면 두개인 쪽과 교환이 되면서 결국 한개가 남습니다. 폰을 끝까지 밀면 강력한 기물인 퀸으로 바꿀 수가 있답니다. 그러면 누가 먼저 세 개인 쪽을 미느냐가 관건인 폰 레이스가 될 것이고 그 레이스의 승자가 게임의 승자가 되겠네요.

  3. 상대의 나이트는 폰을 수비하고 있으므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백의 비숍이 흰색 칸 위에서만 움직일 뿐 아니라 공격도 흰색 칸 위에서만 이루어지는데 왼쪽 편의 흑의 폰들은 전부 흰색 칸 위에 있어 비숍의 공격의 타겟이 되기 때문이죠. 상대방이 묶여있는 나이트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흑이 폰을 밀어 세 폰을 연결시켜야 합니다.

  4. 흑의 킹은 폰을 지키고 있는 나이트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멀리 움직일 수가 없겠네요.

따라서 이 모든 요소를 종합해서 고려해보면 흑의 왼쪽 편의 폰들의 연결을 막으면 나이트는 계속해서 움직이지 못한 채 폰을 수비해야 하고 그 나이트는 백의 킹에 의해서 공격 받고 있으니 흑의 킹은 나이트를 수비할 수 밖에 없고 그 사이에 백의 오른쪽 편에 있는 폰을 밀면 흑은 폰의 전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겠네요!

3.png

이러한 판단을 거쳐 위 포지션에서 저는 맨 왼쪽의 폰을 한 칸 전진하였고 그 이후로는 흑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여 손쉽게 승리를 따낼 수 있었습니다. (이 포지션의 뒤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lichess.org/study/rRZLFCux)

실제 체스 플레이어가 생각을 하는 과정을 보시니 어떠셨나요? 지그재그가 아니라 당황스럽다구요? 기회가 되면 지그재그를 어떻게 부수는지도 나중에 소개를 드리고자 합니다. 처음의 지그재그보다는 훨씬 재미있지 않나요?

체스는 이러한 논리적인 판단을 매 수마다 해 나가는 게임입니다. 이 글을 통해서는 체스가 어떤 게임인지 감만이라도 잡으셨다면 충분합니다. 본격적인 내용은 다음 글을 통해서 진행할 것이니까요.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어렵다고 느낀 분들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댓글에 튜토리얼 내에서 궁금한 부분들을 남겨주시면 간단한 내용은 시간 날 때마다 답변을 드릴것이며 간단하지 않은 내용은 이후의 글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p.s
저는 체스 외에도 여러 게임을 즐겨 하는 겜창인생러입니다. 그러나 여러 게임을 하면서도 금새 똑같은 고민을 하며 접습니다. '아.. 과금 안하면 못이기겠는데?'
저는 최대한 쉽고 명쾌한 체스를 지향합니다만 체스는 절대 쉽지 않은 게임입니다. 그러나 체스는 과금유도도 없고 완벽한 밸런스에 필요한건 오로지 뇌지컬뿐인 실력갓흥겜이죠. 거기다 잘 할 수록 재밌어요. 열심히 키운 내 기물이 어느 순간 갑자기 너프되지도 않습니다. 스팀잇 유저분들이 제 글을 통해서 체스의 진짜 재미를 알아가게 되면 정말 기쁠것입니다 :)

3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