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존중(Respect)의 현금화

By @nmgngmn1/27/2018kr


뉴스 독자들은 언론에 불만이 많습니다. 지난 14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지난해 미국·일본·러시아·캐나다·필리핀 등 38개국의 시민을 대상으로 언론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응답자 가운데 자국 언론이 '사안을 정확하게 보도한다'고 답한 비율은 한국과 그리스는 각각 36%와 22%에 그쳐 밑바닥이었습니다.


대다수 기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고 싶을 겁니다. 현실을 다릅니다. 이 상태로도 시스템은 유지되니까요. 포털의 트래픽도 기업과 정부의 광고 수입은 서서히 줄고 있지만 꾸준히 유지됩니다.  신뢰도에 무관하게 수입은 안녕합니다.


반면 읽을만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개인이나 매체를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몇몇 주간지는 정말 좋은 기사를 제공합니다. 일부 뉴미디어는 "정말 잘한다"는 생각이 들 만큼 뛰어난 콘텐츠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이런 매체들은 하나 같이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콘텐츠가 왕이다"라고 말하지만, 적어도 언론에게는 매출로 직결되지 않습니다. 앞서 거론한 주간지들은 독자들의 구독료로 운영하는 비중이 높지만 굉장히 어렵습니다. 눈에 띄는 뉴미디어 매체도 결국 커머셜이나 광고로 돈을 버는 길로 빠질 수 밖에 없고 빛을 잃습니다. 


독자들의 사랑도 받고 존중도 받지만 지속가능한 경영이 어렵습니다. 왜 일까요? 매체에 대한 존중 돈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확실 포털-기업광고를 양대 축으로 한 기성 시스템보단 돈이 안됩니다. 저는 정보는 무료가 되려는 특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 많은 콘텐츠 유료화가 실패한건 결국 정보의 이런 본질적인 특성을 거스르는 시도였기 때문입니다.


매체가 아닌 개인을 생각해볼까요.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에 구독료를 내고 봐야 될 만큼 좋은 글을 수년째 쓰고 계신 '굇수'라고 불리는 분들이 계십니다. 대부분은 현업에서도 뛰어난 분들이기 때문에 돈을 목적으로 하시는 일은 아니지만, 사실상 포털에 무상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뿐 독자들로부터 받는 존경은 돈이 되지 않습니다.


지난주 정산을 하고 지갑에 들어온 돈을 보며 고민했습니다. 이 돈의 정체는 뭘까? 나한테 들어온 이 돈은 어디서, 왜, 어떻게 들어온걸까?


스팀잇의 업보팅 시스템에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고 있습니다. 몇몇 분들은 "독자들이 돈을 내는 시스템이 여기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스팀잇의 업보팅은 제 주머니에 있는 돈으로 하는 게 아니죠. 그럼 이 돈의 정체는 뭘까요?


스팀잇의 보상 시스템은 독자가 직접 필자에게 돈을 내는 시스템과 다릅니다. 독자는 단지 '존중'을 표현할 뿐이지만 스팀잇은 이를 현금화 시켜주는 시스템입니다. 명예, 네임드, 인정 받는 느낌 등 글쟁이라고 불리는 분들이 돈을 받지 않고도 기꺼이 글을 쓰는 요상한 행동을 부추기는 그 감정을 현금화 시킨 것입니다. "독자가 돈을 지불한다"는 종래의 개념과 완전히 다릅니다.


스팀이 시장에서 현금화가 되는건 그것을 구매하려는 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구매의 목적은 결국 스팀파워로 바꾸려는 수요겠죠. 스팀파워는 누군가에게 '존중'을 표현하는 데 힘을 보태는 시스템입니다. 돈을 주고 '네임드'의 위치에 오를 수 있는 시스템이란 말은, 반대로 네임드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준다는 뜻입니다. 


본질적으로 스팀잇에서 교환되는 토큰은 '존중'을 담아낸 것이라고 이해합니다.


스팀잇이 양질의 글을 쓰는 이들에 대한 존중을 현금화 시킨 시스템이라면, 또 다른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은 아마 '재미'를 현금화 시키겠죠. 또 다른 플랫폼에서도 이렇게 돈으로 환전할 수 없던 무형의 가치를 돈으로 만드는 일이 이어질겁니다.


많은 이들의 인정을 받지만 지갑은 텅 빈, 무상 저작활동이나 하던 이들에게 있어서 스팀잇에 기대를 걸어볼만한 기회입니다. 불안한 점도 많지만 기틀을 잡아야할 이유가 있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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