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란 무엇일까.
흔히 고독이란 혼자 있을 때 생기는 외로움을 연상하기 쉬운데 혼자 있을 때 고독은 사실 그런대로 견딜만 하다.
왜냐면 혼자 있을 때 우리는 누구에게 거는 기대감이 없기 때문이다.
혼자 있을 때의 고독은 군중 속의 고독보다 견딜만 하며,
군중 속의 고독은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고독보다 견딜만 하다.
왜 가장 가까운 사람하고 있을 때 생기는 고독이 가장 견디기 어려울까.
그건 우리가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일본에 사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일본에서 한국인들과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담소를 나누고 집에 오는 길이 그렇게 평소보다 더 공허할 수가 없다고 했다.
공허하지 않기 위해, 외롭지 않기 위해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나누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왠지 모를 공허감과 외로움이 더 심하게 몰려오는 것이다.
결혼 후 외국에서 살게 된 나도 그런 경험이 많은데 이상하게 나는 외국인들과 만날 때는 그닥 공허한 느낌이 없다.
왜냐면 그들은 나와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나는 그들과 나와 유대감이 쉽게 형성되리라고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외국인과 의외로 쉽게 유대감이 형성이 되었을 때 그 기쁨이란.
하지만 외국에서 만나는 한국인은 만나자마자 반갑기 마련인데, 그들과 교류를 하기 시작하며 오히려 공허함을 쉽게 느끼곤 한다.
왜냐면 나는 그들과 쉽게 유대감이 형성이 될거라고 나도 모르게 맘 속으로 기대를 했는데 생각보다 그닥 유대감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에 실망을 한 것이다.
결국 문제는 그 상대방이 나랑 맞는가 안 맞는가의 문제도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내가 그들에게 걸었던 기대감이다.
사실 우리는 사회적 존재이기에 누군가와 진정으로 마음으로 교류를 할 수 있길 원하고 그러한 욕망이 누군가를 만나면 그에게 거는 기대로 변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와 가까워지고 싶은 기대를 갖고 교류를 시작하면 그 시작은 좋으나 점점 실망을 하게 된다.
내가 그에게 거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날 때 확실히 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그와 나는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와중에 비슷한 점도 하나씩 발견되겠지만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심지어 가족조차도 나를 완전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아무리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백번 설명을 해줘도 그는 나를 백프로 이해하지 못 한다.
그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삶이 외롭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법륜 스님의 이 말이 참 와닿았다.
"마음을 열면 산 속에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아요.
새들하고도 대화를 하고 꽃하고 대화를 해도 외롭지 않아요.
마음을 닫으면 수많은 사람과 함께 있어도 외로워요."
이 말이 참 맞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문득 참 공허하다. 외롭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나는 그에게 이미 마음을 닫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이 닫힌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내가 그에게 걸었던 기대가 너무 크진 않았는지 생각해볼만 하다.
아무도 나를 백프로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 와중에서 누군가가 나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혹은 나를 이해하는 척이라도 해준다는 것은 너무나 감동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하며 공허해한다.
"너는 말만 그렇지 진짜 나를 이해 못 해."
말만이라도 나를 이해해주는 척 해주는 것도 사실은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진짜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사실은 없다고 봐야 한다. 이해하고 싶어도 내 자신이 아닌 이상 타인을 진짜 이해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거는 기대를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타인은 어차피 날 몰라. 그러니 믿지 말자. 이런 뜻이 아니라 타인은 어쩔 수 없이 나에 대해서 모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뜻이다.
기대를 낮추면 기쁨이 커진다.
그리고 우리는 인생에서 더 많은 기쁨을 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