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가게] #18. 잉여 (剩餘)

By @limito4/27/2019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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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잉여 (剩餘)



차디찬 이른 아침,
지치지도 않은 몸을 눕혀
이제야 잠을 청한다.

바닥에 대어진 귓속엔
근처 지하철의
달그닥 달그닥 소리가 들린다.

저마다 자리를 잡은
그들이 나설때,
나는 잠을 청한다.

나 홀로 잠드는 것이 죄스러워
일어나 펜을 잡는다.

창 틈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이
내 코 끝을 건드려 깨우고
창 밖의 새벽 빛은 나를 밝혀주었지만,

나는 아무것도 쓸 것이 없다.
나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었다.

펜을 놓고
다시 잠을 청한다.

그저 이 시나 한번 끄적이다
다시 잠을 청한다.


From. @limito


나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순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 자신을 보는 순간,
그런 순간들이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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