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잎사귀 같던 어린 시절,
믿고 붙어있을 수 있는
곧은 줄기 같으셨던 어머니.
그 당시 일터에서 돌아오신 어머니는
언제나 10분 후에 깨워달라는 부탁과 함께 눈을 붙이셨다.
바늘 시계를 볼 줄 몰랐던 그 땐,
아버지의 전자시계를 옆에 가져다 놓고
어서 10분이 지나기만을 기다렸다.
10분 후에 깨운 어머니는
항상 인자한 미소로 나를 안아주시며,
저녁에 먹을 맛있는 음식들을 설명해주셨다.
어떤 날은,
어머니의 미소와 품이 그리워서
어서 그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10분이 채 되기도 전에 어머니를 깨우기도 했다.
그래도 어머니는 예외 없이
인자한 미소와 따듯한 품을 내게 내어주셨다.
성인이 된 지금 생각해보면,
육아와 생계에 지치셨을 어머니에겐
매일의 그 10분만이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저 어머니의 시간은 그 10분뿐이었을 것이다.
그 어린 시절, 아버지의 전자시계가 없었다면
바늘 시계를 볼 줄 몰랐던 나는
실수로라도 어머니에게 좀 더 시간을 드릴 수 있었을 텐데...
요즘 가끔 어머니를 뵈러 본가에 가면,
눈이 내린 듯 하얗게 새신 어머니의 머리칼과
세월의 흙탕물이 튄 듯한 어머니의 검버섯 핀 손을 본다.
그리고 어머니는 종일 보고 계셨던 조카들을 나에게 잠시 맡기고
역시나, 10분만 눈을 붙이신다고 방에 들어가신다.
하지만 이젠 눈을 붙이셔도 시간을 더 드리기가 싫다.
이제는 혹시나 어머니가 부탁하신 10분이,
영원이라는 시간이 되어버릴까 겁이 날 나이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