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8 - 만다꼬 그래 뛰가야 됩니꺼? - 책 '힘 빼기의 기술'

By @kyunga5/8/2018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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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벌써 여덟번째 북리뷰입니다. (뿌듯!!)
오늘은 허둥지둥대던 제 일상에 브레이크를 걸어준,
'힘 빼기의 기술' 이란 책 입니다.


탭댄스를 배우러 가서, 몸이 잔뜩 경직되어 있다는 걸 알았다.

몇년 전 좀 진득한 취미생활을 갖고싶어서, 탭댄스를 배우러 갔었던 적이 있었다. 선생님과 거울앞에 서서 기본 자세를 배우는데, 제일 처음 들었던 말이 "몸에 힘을 빼세요." 였다. 그 때 처음으로 내가 몸에 힘을 주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힘을 좀처럼 뺄 수도 없다는 것도. 몸의 힘을 풀어내야 리듬에 몸이 자유롭게 움직일 터인데, 이 놈의 경직된 몸이 그게 참~ 안되었었다. 한 달 정도 하다가 흥미가 안생겨 그만뒀는데, 이 책을 보니 불현듯 그 때의 내 거울앞의 경직된 몸이 딱 떠올랐다. 책은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거 같았다.

책 : 만다꼬 그래 뛰가야 됩니꺼?
나 : 모르겠어요. 전 그냥 사람들 따라 뛰었는데요.
책 : 만다꼬?


카피라이터 '유하나'님의 '유연한 생각과 일상'이 주는 환기

카피라이터인 작가가 쓴 이 책은 유머러스하고 유연한 생각들로 가득차 있다. 에세이 모음집이라고 할 수도 있고, 인생의 노하우를 살짝쿵 모아보았다 정도의 느낌이기도 하다. 고만 힘 주고, 힘 좀 빼고 살자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들이 팍팍한 일상에 단비처럼 내렸다. 인상깊었던 구절들을 꼽아 보았다.


충고하지 말라는 충고
30년 동안 부부싸움을 한 번도 안 한 부부의 일화
"충고를 안 해야 돼. 입이 근질근질해 죽겠어도 충고를 안해야 되는 거라예. 그런데 살다가 아, 이거는 내가 저 사람을 위해서,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꼭 한 번은 얘기를 해줘야 되겠다..... 싶을 때도 충고를 안 해야 돼요."


보답은 릴레이로
여행지에서 저자에게 큰 도움을 준 청년이 한 말
"나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사람에게서 너무도 많은 도움을 받아왔어. 이제 내가 너에게 그 친절을 돌려주는 거야. 그러니 하나, 너도 여행을 하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만나면 네가 받은 친절을 그 사람에게 돌려줘."


벨로주 1
(저자는 쿠바여행을 갔을 당시에 카에타누 벨로주의 공연을 볼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음악과 함께 느끼시라고 그의 음악을 첨부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sA1CcA4Z8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당신은 천장이 높고 아치와 기둥이 있는 쾌적한 집에 초대를 받아 머물고 있습니다. 낮잠이 설핏 들었다 깼는데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작지만 아름답게 들려옵니다. 집이 대궐처럼 큰 건 아니지만 살짝 미로 같아서 당신은 소리를 이리저리 따라가봅니다. 어느 벽 뒤로, 소리의 주인공이 보입니다. 꽃과 식물 들이 가득한 뒷마당에 면한 복도 끝, 빛과 그늘이 반반인 그 곳에서 머리가 흰 할아버지가 조용히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저 훔쳐보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집에 누가 있는지 모르는 듯합니다. 누군가에게 들려주기 위한 노래가 아니라, 그냥 그것이 그의 인생인 것 같고, 당신은 그 순간을 깨고 싶지 않으며, 어쩌면 깰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힘 빼기의 기술

(힘 빼기의 기술에서는 안자이 미즈마루가 언급된다.) 안자이 미즈마루의 책 [안자이 미즈마루]의 부제는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 이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저는 뭔가를 깊이 생각해서 쓰고, 그리고 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하지 않아요. 이렇게 말하면 '대충 한다'고 바로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 대충 한 게 더 나은 사람도 있답니다. 저는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지 않으려나요. (.....) 저는 반쯤 놀이 기분으로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들더군요. 진지함이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일본에서는 흔치 않은 스타일이죠.


안자이 미즈마루의 그림들illust.png


올 상반기에 읽은 책 중에 가장 많이 미소짓게 만들었던 책이었다. 나는 그녀의 이야기들을 통해, 일기를 차곡차곡 쓰고 싶어졌고 (공개적인 블로그에는 하지 못할), 쿠바에 여행가고 싶어졌고, 그녀가 언급한 안자이 미즈마루처럼 '마음을 다해 대충' 살고 싶어졌다. 삶이 너무 팍팍해졌다 싶을 때 읽어보면 딱 좋을책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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