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좋아하지 않았었다.

By @kael952/4/2018kr-join

@kael95

"뭐 먹고 싶어? 고기 빼고."
"고기"
"고기 말고 다른 건? 나는 고기 싫어."
"난 고기가 좋아."

그는 고기를 참 좋아했다. 매번 고기를 먹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고기만 좋아하는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웹툰 '찌질의 역사' 중에서 이런 장면이 있다.
남자 주인공 민기는 여자 친구 설하의 식습관을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설하는 돈가스에 마요네즈를 찍어 먹는다.)
민기: 왜 돈가스에 마요네즈를 찍어 먹어? 그렇게 먹으면 맛있어?
설하: 응. 난 이게 습관이야. 맛있어 먹어볼래?
민기: (먹어본다.) 별론데?
설하: 먹다 보면 괜찮아~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설하와 이별을 하게 되고, 새로운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새로운 여자 친구는 민기의 식습관을 이상하다고 말한다. (그 식습관은 돈가스에 마요네즈를 찍어 먹는 것)

새 여자친구: 왜 돈가스에 마요네즈를 찍어 먹어? 그렇게 먹으면 맛있어?
민기: 응. 난 이게 습관이야. 맛있어 먹어볼래?
새 여자친구: (먹어본다.) 별론데?
민기: 먹다 보면 괜찮아~

민기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설하의 식습관을 어느새 자신이 따라 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설하의 습관이 민기에게 그대로 배어버린 것이다.
민기는, 설하 또한 누군가의 습관이 그녀에게 배었던 게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피식 웃는다.

나는 다짐했다. 예전 J와 헤어질 때, 이번에는 충동적인 마음에 곧바로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리고 헤어진 지 4개월쯤, 나는 새 남자친구가 생겼다.
새 남자친구 D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D: 뭐 먹고 싶어?
나: 고기.
D: 고기 말고 다른 건? 나는 고기 싫어.
나: 난 고기가 좋아.
D: 너는 고기를 엄청 좋아하네~
나: 엥? 아냐 나 그렇게 고기 안 좋아하는 편... ...아.

나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J의 식습관을 어느새 내가 따라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는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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