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지 않다고 믿어보자

By @illailla5/1/2018kr


밥 안먹으려는 아이에게 동화책 한권을 읽어주며 겨우겨우 밥을 먹인다.
다른건 잘 안먹는데 김밥이라고 하면서 구운김에 싸주면 잘 먹는다.
밥 안먹으면 도깨비 아저씨가 혼내준다고 으름장을 놓는것이 통하지 않은지 오래
그러게 겨우 겨우 먹이고 어질러진 집을 치우고 땀흘린 아이를 씻긴다.
얼마나 뛰어다녔으면 목에 먼지때가 이렇게 끼었을까
안씻으려고 뒷걸음질 친다. 내일 아침에 과자를 준다고 꼬시면서 겨우 씻긴다.
도깨비 아저씨는 안통해도 과자는 아직까지 통한다. 감사합니다 오리온.
꼭 안아주면서 아이를 재운다.

그리고 나서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 온다. 고3 시험기간 밤을 새고 나서 맞이하는 고요한 새벽녘 처럼 고요한 시간.
정말 나만을 위한 시간.
맥주 한캔도 하고 못 읽은 책도 읽고. 티비소리를 낮추고 예능도 본다.

그리고 잠자리에 누우면 수백가지 생각들이 나를 감싼다 . 부쩍 불안한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 머리속은 우울감들이 가득하다.
'왜 이렇게 불안하지?'

어려운것이 많아서 그런가 보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데로 두어야 하는데, 추억들이 내 가슴 곳곳에 박혀있다.
새롭게 해야할 것들, 올 것들이 많은데 그것 역시 낯설고 두려움 부터 앞선다.
지나간 것을 잊는것도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도 두려운 요즘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줄 모르는 바보.

무엇인가를 믿는 것은 굉장한 힘을 지니고 있다. 나는 그 힘을 믿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불행을 믿고 있었다.
맞아 나는 불행을 믿고 있었다. 행복할 거라고 믿자. 믿어보자.
어떤 다른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아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해서 행복할 거라고 믿어보자.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에 해보는 온전히 나를 위한 믿음. 온전히 나를 위한 글쓰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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