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의 정전, 그리고 현대인의 소통

By @hello-sunshine3/4/2018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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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 근처에 있는 제법 큼직한 소나무 기둥이 뚝~ 잘라져 넘어져있습니다.
이 나무뿐만 아니라 뿌리채 뽑힌 나무들까지 여기저기 널려있었습니다.

지난밤과 어제하루 제가 사는 D.C 쪽에 엄청난 폭풍이 일었지요. 시속 70마일 (112 km)를 질타하는 강풍이 불어 24시간 가까이 정전으로 고생했답니다.

학교와 관공서가 문을 닫았고 일반 가게들도 정전의 문제로 문을 닫았어요. 병원이나 기타 큰 빌딩은 정전일 경우 비상용으로 가동되는 전기 제너레이터 (generator) 가 사용되지만 일반 주택은 그런시설을 가지기가 힘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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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전기가 끊기면 난처한일이 많습니다.
한겨울인데 일단 난방도 안되구요, 온수도 나오지않습니다. 모든것이 전기로 가동되기 때문이죠.

동부 D.C쪽에 사는 65만명이 난방과 온수가 끊겨진채 각자의 집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저희 가족도 오돌돌~ ~ 떨어가며 스웨터 껴입고 이불 뒤집어쓰고 밤을 보냈네요. 다행히 오늘 오전 복구가 되었기 망정이지 그렇지않았다면 사람들 꼴이 말도 아니었을거에요.

매일같이 사용하는 전기에너지의 사용이 우리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게해주는 하루였어요. 전기가 하루만 없어도 우리의 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니 우리의 삶에 편의를 제공하는 기술들이 어떨땐 큰 어려움을 안겨줄수도 있음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엄마, 한국 귀신이야기좀 해주세요."

덕분에 이불 뒤집어쓰고 후래쉬전등 비춰가며 아이들에게 장화홍련전 이야기를 들려주었죠. 들어본지 하도 오래된 이야기여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길래 제맘대로 고쳐가며 말이에요. ㅋㅋ

오히려 24시간의 정전이 스마트폰이나 비디오게임의 방해없이 오로지 가족들과 오손도손 보낼수있었던 시간이어서 감사했습니다. 가끔씩 디지털제품들, 최첨단 기술들을 멀리하고 우리본연의 모습으로 서로에게 다가서는 시간이 가끔 모두에게 필요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페이스북및 인스타그램과 더불어 요즘세상의 모든 SNS가 내거는 __"Connect with People (사람들과의 소통)"__의 슬로건이 실제로는 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SNS에 심취한 사람들이 그렇지않은 사람들보다 더 심한 외로움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지요?

자고 일어나면 달라져있는 새로운 기술로 인해 인류의 문화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동시다발로 쏟아지는듯한 엄청난 정보와 새로운 아이디어들의 등장, 그반면에 사라지는 또다른 기술... 어쩔수없는 현실이라며 정보 빠르고 똑똑한 사람들만 살아남을수있을것 같은 삭막한 사회에서 우리는 오늘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내글을, 또 내가 올린 사진을 좋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올리고 있겠지요.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의 소통... 어쩌면 우리는 참 아이러니한 세상, 소설같은 세상에서 살고있지않나 싶어요. SNS나 다른 디지털 개체의 소통이 옳지않다는게 아니라 스스로의 중심을 찾고 삶의 발란스를 맞추는것이 제일 중요한것 같습니다.

바람에 부러진 소나무... 뿌리는 그대로 있는데 기둥이 부러졌더군요. 가까이 가서 보니 속이 썩었는지 비어있었어요. 밖으로는 아무리 튼튼한 나무처럼 보여도 고난이 닥칠때 내실이 튼튼하지않으면 이렇게 무너질수있음을 알게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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