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살고싶다.

By @hellcat1/6/2018kr-newb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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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 현대아파트.
부동산에 관심있는 사람,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것이다. 면적에 따라 시세 10억-30억을 호가하는 이 고급 아파트. 강남 8학군과 한강변 압구정의 노른자위 땅에 위치한 그곳은 비록 지어진지 오래되었지만 현재에도 '명품'아파트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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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즐겨보시는 분들은 2013년도 이 사건을 기억하고 있을것이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길고양이가 거슬린다'는 일부 주민이 겨울철 따뜻한 곳을 찾아 길고양이가 드나드는 보일러실 문을 잠그었고. 반년쯤 뒤에 길고양이 수십마리가 바짝 마른 사체로 보일러실에서 발견된다. 그 해 겨울 또 마을 주민들은 '고양이가 자꾸 울어 시끄럽고 배설물 냄새가 난다' 며 동파위험도 있으니 보일러실 문을 다시 잠그겠다고 선언하여 동물단체들과 갈등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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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이곳에선 이런 사건도 있었다.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 평소 입주민인 70대 여성으로부터 '경비원이 왜 화장실에 가며 자리를 비우느냐' 는 이유로 폭언을 듣고 5층에서 먹으라며 떡을 던지는 등 모욕을 당하던 경비원 이만수씨가 분신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몇년이 지났지만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라 생생히 기억난다. 이 사건 이후 아파트의 이미지가 훼손 되었다며 입주민들이 경비원을 전원 해고하겠다고 선언하였으나 이후 경비원과 입주민들이 타협하며 무마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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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스팀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야지~ 라고 적은 얼마전의 다짐이 무색하게 다소 부정적인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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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입주자대표회가 최저임금 인상 등을 내세우며 경비 전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현대아파트 경비원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는 28일 경비원 94명 전원에게 1월 31일부터 해고하겠따는 내용이 담긴 해고예고통지서를 보냈다.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는 경비업무관리의 어려움과 최저임금 인상의 이유를 해고사유로 들며 앞으로 타 용역업체를 통해 경비원들을 재고용 할것이라 하였으나 94명 모두 복직될지는 미지수다.

1000여세대 입주민들은 경비원 해고를 반대하고 일부 주민들은 '미미한 임금 인상으로 인해 아파트를 정성껏 돌보아온 경비원들에게 고용불안과 실직을 겪게 할 수 없다' 라는 글을 단지내에 걸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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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원의 일당 인상분은 일 10400원. 월급으로는 30만원. 세대수로 나누면 세대당 월 3500정도의 부담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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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아파트에 사는 친척이 있다.
맨 처음에 재개발을 노리고 이사를 했는데 경비원들이 다 '사장님. 혹은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라고 인사해서 그 친척분은 몸두를 바를 몰랐는데 다른 주민들은 익숙해 졌는지 당연시 여긴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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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를 접하고 참 많이 분노했고 친구와 밤새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화를 나눌수록 우리의 분노는 깊어갈 뿐이다.
과연 내가 너무 좌편향적인 사람이라 그런걸까...
아니다, 위 사건들은 분명 천박한 자본주의, 이기주의의 실태다.
'노블리스 오블리주' 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선 구담처럼 전해지기만 하는건가.
강남에서 라면 한 그릇 가격도 안되는 삼천오백원을 아끼기 위해 구십여명의 아버지들을 실직자로 만들었다.
'내가 부자가 된다면 그러지 말아야지~~' 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기 위해 지금부터 . 나부터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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