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oodspring11/2/2018i

나는 관계에 서툰 사람이다.
그리고 사실은 낯을 아주 많이 가리는 사람이다.

초, 중, 고, 대학을 거치면서 많은 친구들을 만났고,
많은 친구들과 친하게... 아니, 친하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관계가 틀어지곤 했다.

내가 잘못을 하든, 상대가 잘못을 하든 뭔가 일이 생겨 멀어진 인간관계가 많다.
이 일이 한 두 번 반복되고 보니 그건 온전히 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오래 유지해 온 관계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
때로는 피곤하다. 마음이 힘들다.

나는 누군가의 의견에 반박을 하기 힘들어 하는 성격이고,
(심지어 그게 틀린 것이 분명할지라도)
내 언행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까봐 괜한 걱정을 사서 하는 타입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박쥐가 될 때가 있는데...

A가 나에게 와서 B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할 때 '그래, 그래' 동조했는데
B가 와서 A 에 대해 안 좋은 얘기를 하면 거기에도 '그래, 그래' 동조해버리는 것이다.

그럼 나중에는 A도 B도 나와 멀어진다.

이렇게 멀어진 관계가 많음에도 저 성격을 고치지 못했다.

지금도 나는 아닌 걸 알면서도,
내 마음이 누군가와의 관계가 더 이상 진전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그 관계를 질질 끌어가고 있으며, 단호히 끊어낼 용기가 없다.

그리하여 정작 이 말을 전하고 싶은 상대에게는 한 마디 하지도 못한 채
그저 익명의 이 공간에 끄적이고 있는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 뿐이다.

그리고 더욱 안타까운 건 나의 인간관계가 앞으로 더 소심해질 거라는 사실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늘 떠날 채비를 하는 것 같고,
나는 그들을 잡을 용기가 없어 내 한 팔 조차 뻗지 못했다.

그렇게 하나의 관계는 막을 내렸고, 남은 관계가 나를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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