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기업 탐스슈즈와 착한SNS 스팀잇

By @garden.park6/11/2018kr

#1
탐스슈즈.PNG

신발 한 켤레가 팔리면 제3세계의 어린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던 탐스슈즈는 곧 파산할 기업처럼 보인다. 실제로 파산을 할지 안 할지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 선의라는 것이 기업활동에, 더 확장하면 자본주의에 어떤 유의미한 가치관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한다. 나는 한 때 '행동경제학'에 심취했었다.

  • 행동경제학

내용: 전통 경제학이 가진 인간에 대한 가정을 확장시켜 돈이 반드시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과 사람들이 실제로 내리는 결정이 언제나 비용효과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존의 경제학은 인간의 행동을 규정하는 원칙과 가정을 정해놓고[ex.'경제인(homo economicus)'] 사고를 발전시켜나가지만 행동경제학은 실제 현장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들을 지배하는 의사결정 구조의 모델을 만든다.

함의: ‘인간은 반드시 합리적인 행동을 한다’는 가정을 버린 채 기존의 경제학이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행동들을 이해하려는 학문이다. 모든 사람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선택만을 하는 것 같지만 주위를 둘러보거나 심지어 내 자신을 자세히 살펴 보기만 해도 의외로 이해타산이 없이 내린 의사 결정의 숫자가 많다. 인간이 모든 상황에서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여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정사실이므로 이 것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하고자 하는 시도가 행동경제학이다.

충분치 않을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스팀잇에 기대를 넘어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가 위의 이론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면 조금은 설명이 될까?

대니얼 카너먼.PNG

행동경제학을 주창했던 대니얼 카너먼 교수.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과 휴리스틱(heuristic), 손실 회피(Loss aversion) 등을 깊게 연구했다. 2002년 당시, 노벨경제학상 제정 이후 처음으로 경제학 이외의 학문(심리학)을 연구한 '대니얼 카너먼'교수가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스타트업 활동을 하던 나에게 행동경제학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 기업가'에 대한 꿈으로 연결되었다.

  • 사회적 기업가

내용: ‘사회의 공공 목적을 위해서 어떤 사업기법, 어떤 경영기법을 적용 할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비영리 기구가 수익을 발생시키기 위해서 조직이 어떤 태도와 마인드를 가지고 무슨 활동을 하여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사회의 거대한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신선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고 그런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돌려가며 다시 고민하여 실천 방법을 모색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세운 목적을 이룰 때까지 쉬지도 포기하지도 않고 끝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함의: 영리 추구가 주된 목적은 아니지만 사회 구성원에게 경제적 가치를 포함하여 그보다 큰 의미의 결과물을 준다. 그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않는다. 돈보다 더 값진 것을 사회 구성원들에게 나누어 주기 위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낸다. 본인이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면 사회 전체의 행복도가 오르게 되며 본인은 더욱 더 행복해 한다.

(내용과 함의로 단어의 뜻을 풀이하는 방식은 대학시절 은사님께 배운 것이고 내가 좋아하여 늘 저런 방식을 사용한다) 사회적 기업가의 함의를 읽다 보면 스팀잇의 몇 몇 구성원이 떠오르지 않는가? 현실에서 사회적 기업을 런칭하지 못 한 내가 스팀잇이라는 플랫폼 위에서 사회적 기업가의 꿈을 다시 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는 이유가 그들의 모습 때문이다.

#2
탐스가 '착한 기업이어서' 망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큰 문제는

12년 동안 히트모델이 하나 뿐이라든지, (맨 위의 사진 참고)
신상품을 만들어도 도긴개긴 이었다든지,
여전히 매출의 96%가 첫 번째 모델이라든지
그래서 모방제품이 수도 없이 나왔다든지
(네 사실은 한 가지 이유입니다.)

CEO가 기업가 자질이 부족했다는 점 이외에 '제품 자체의 혁신과 라인업 확보에 실패'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된다. 그래서 착한기업 탐스슈즈는 파산위기에 몰렸다.

창업 후 10년동안 6천만 켤레가 넘게 신발을 기부한 탐스는
시각장애를 극복하는 것이 기회(특히 교육)의 평등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여겨 안경 1개가 팔릴 때마다 빈곤국의 시각장애인 1명을 치료해 주던 탐스는 (Helen Keller International의 ChildSight 프로그램과 협력했기에 가능했음)
커피 한 잔이 팔릴 때 식수를 기부하고 가방이 하나 팔릴때마다 빈곤국 산모를 지원하던 탐스는

기업가들의 눈에 '부채를 잔뜩 지고 있는, CEO가 불명예스럽게 교체되고 해당 산업이 무너지면 지역 경제까지 함께 무너뜨리는 책임감 없는 기업'일 뿐이다. 왜 아니겠는가? 내가 사회적 기업을 포기하게 된 경위도 그와 같다. 현재 국내의 많은 사회적 기업은 정부 지원금'만' 가지고 운영된다. 지속가능성은커녕 사회적 기업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책임의식조차 부족하다.(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당장 '베어베터'만 해도 훌륭한 사회적 기업의 모델로 보인다) 하지만 대개 사회적 기업들이 현금을 융통하는 방법은 정부의 지원금이다. 나는 스스로 의미있는 수익을 내서 사회적 기업을 이어나가고 확장시킬 방법을 찾지 못 했고 포기했다. 그래서 탐스슈즈의 실패가 뼈아프다. 많은 사람이 '그럴 줄 알았다'고 하는 평가가 슬프다. 실제로 페이스북에서 내가 팔로우 하는 분이 탐스에 대해 하는 냉소적인 평가도 보았다. 선의는 자본주의(특히 기업활동)에서 '그렇고 그런 거짓말'이거나 '순진해 빠진 자기중심적 공상' 이상이 될 수 없는 것인가?

#3
나는 스팀잇을 좋아한다. 모든 스팀잇의 구성원을 좋아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이해한다. 어떤 방식으로 스팀잇을 하는지도 (특수 사례를 빼고) 문제 삼지 않는다. 무엇을 추구하는지도 상관없다. 모두들 스팀잇의 번영을 바란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믿고 있으니까. 하지만 타인의 의도에 대해서 특히 선의로 보이는 것에 대해서(기만이 의심되는 행위말고 선의로 보이는 것들)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봐주시길 바란다. 말그대로 바라는 것 뿐이다. 그렇게 하시는 분을 좋게 보고 그렇게 하지 않는 분을 나쁘게 볼 마음이 없다. 그런 것을 파악할 방법도 없고.

나에게 스팀잇이 인생 첫 커뮤니티이기는 하지만 내가 아는 정보들을 취합해 봤을 때, 스팀잇은 대체재(사실 속마음으로는 대체재가 없다고 여기지만) 커뮤니티들에 비해서 색다른 면이 있다. (가상화폐와 시스템 측면은 내가 이해가 부족하니까 차치하고) 유저들이 이 공간에 가지는 기대와 호의 측면에서 그렇다. 스팀잇이 지금의 영혼(?)만 유지할 수 있다면 스팀잇 자체의 발전이 사회에도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가령, 스팀의 가격이 많이 오르면 우리 모두 부자가 되서 여유가 생길테고 그 여유를 소외계층에게 조금씩 나누어줄 수 있는 멋진 방법들을 스티미언들의 집단지성으로 만들어 낼 것 이다.(내 마음대로 확신)
나처럼 평범하거나 조금 덜 착했던 사람도 이 안에서는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게 되니 이 것이 스팀잇 안에서의 군중심리인 듯 한데 그래서 우리는 남들이 이상하게 볼 정도의 선한 짓(?)을 어떤 식으로든 하게 될 것 같다.

이 것이 요즘 내 행복회로이다. 여전히 돈이 궁하여 스팀파워조차 충전하지 못 하고 있지만..그래도 나는 꿈을 꾼다. 착한기업 탐스슈즈가 망해가도 좋은 사례를 남겼다고 자의적으로 평가하듯이, 착한SNS 스팀잇은 발전이 더디더라도 착해서 더 커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한다. 착한 척 하려는 건 아니다. '이 안에서라면' 나도 착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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