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가 채워지는 게
온전히 나의 계획과 의지로
이루어질 수도 있는 것임을,
미국에 와서 많이 느낀다.
한동안은 쉬고 싶어서,
짧지만 대학 졸업하고는 계속 쉴 수가 없었던
나 스스로에 대한 강박과 욕심과 얽매임 때문에
아무것도 할 일 없음
을 조금은 사치스럽게 누려보고 싶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의도적인 바쁨이 필요한 날은 그렇게 움직이고
의도적인 휴식이 필요한 날 또한 그렇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직장에 속하지 않음"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한국이었다면,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과 염려와 시선과
내가 내려놓지 못했던 두려움,
나 스스로에 대한 옥죄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씁쓸한 마음을 쓸어내리며 고개를 젓는다.
못했을 것 같아.
내게 걸려있는 모두의 기대에 나는 부응하지 못했을 것 같다.
사람이 뭐, 꼭 뭐가 되야 하나.
그냥 나는 나지.
그런 나는 또 뭔가 "나"를 나타낼 수 있는
"어떤 것"를 채워넣고자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경계해야 할 일.
나를 그냥 "나"로 받아들이는 것조차 어려운
청춘기.
아무것도 내보일 것이 없는
"나"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
20대 초반이나 지금이나.
이 청춘기는 언제쯤 끝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