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JOHN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이 1월 이후 하락기조를 시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했지를 시전하는 분들과 코인판의 사망여부를 여쭙는 분들이 늘어나곤 하죠. 가격의 하락추세를 보면 정말 암담해 보이긴 하지만, 코인판의 안부를 묻는 분들께 제 나름대로 답을 하려 합니다.
1. 기술(Technology)은 어떻게 수용(Adoption)되는가
모든 새로운 기술들은 창조적 파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즉, 보다 혁신적인 기술이 나타나면 원래 현실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기술과 제품들을 위협하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기술들이 나오자마자 그런 파괴력을 갖는 것일까? 결코 아니다. __기술을 개발__하고, 또 __사람들이 수용하는 데__에는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소요된다.
"기술은 어떻게 진화하는가 : Technology S Curve"
- 신기술, 특히 하이테크 기술은 아래 그림처럼 __시간-성과의 평면에서 S 곡선의 형태로 진화__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른바 기술 S곡선(Technology S Curve)이며, 이 곡선이 의미하는 바는 신기술 개발은 처음에는 성과가 크지 않다가, 점점 노력과 시간이 더해지면서 폭발적인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그렇게 성숙해진 기술은 사람들에게 널리 수용되다가 점차 정체되고, 새로운 신기술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S곡선에서 변곡점을 거치기 전에 큰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__첫째, 파괴적 혁신의 범위__때문이다. 신기술이 기존 기술의 아키텍쳐를 모두 변경해야 할만큼 파괴적이고도 혁신적인 기술이라면, 이것은 비용과 노력, 시간 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있는 작업이다. 반면 기존 기술을 단순히 응용할 수 있는 새 기술이라면 비용과 노력의 요구정도는 낮아질 수 있을 것이다. __둘째, 기존 기술세력의 저항과 규제__다. 새 기술이 충분히 파괴적이라면, 그것의 도입을 지연하고 유예하려는 사회적 세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술진보는 지연시킬 수는 있으나,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새 기술이 어떤 단계에 이르면 수용률이 증가하면서 급격히 확산되고, 사회를 바꾸는 동력이 된다.
실제 역사에서도 기술수용의 진화가 S자 형태로 이뤄져왔다. 아래 그림은 Asymco의 분석을 BlackRock이 재구성한 것으로, 하이테크 기술들의 1900년부터 최근까지의 수용률을 나타낸 것이다. 눈여겨 볼만한 점들은 단연 __최근의 기술수용의 속도가 과거보다 무척 빠르다는 점__이다. 과거 미국의 가정의 절반이 전화라는 신기술을 도입하는 데에는 56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스마트폰이 동일한 채택률을 얻기까지는 7년이 걸렸다.

새로운 기술, Blockchain은 어떠한가
블록체인도 지금까지의 하이테크 기술처럼 S자의 수용주기를 갖고, 서서히 사람들에게 수용될 것인가? 글쎄, 이 물음엔 답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블록체인을 이제 갓 탄생한 기술이라 생각하며, 그렇기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본다. 왜 그런가? 블록체인은 본질적으로 기존 기술들의 아키텍쳐를 모두 수정해야 하며, 동시에 금융산업 등을 포함해서 수많은 기술 기득권의 규제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Synechron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금융기관 중 약 25%가 블록체인 기술을 수용하기 전 규제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런 규제사항이 실제로 행동의 장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더딜 것이라 보는 두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첫째, 실생활에 적용되기엔 확장성(Scalability) 이슈를 포함해 넘어야 할 기술적 이슈들이 많다. 사실 블록체인 기술은 파괴적(destructive) 기술이 아니라, 기반(foundational)기술이다. 즉, 모든 정보를 분산화하고, 공유함으로써 우리가 살아온 경제환경, 사회제도 및 거버넌스들을 새롭게 재구성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인 것이다. 그런데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반기술이 채택되고, 기존의 대기업 및 금융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수용하려면 무엇보다 확장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방대한 거래량을 처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이것은 높은 거래비용으로 이어지고 기술수요자가 사용하려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블록체인 기술이 넘어야 할 진정한 적은 이미 상용화된 중앙화 네트워크다. 실제 사용자에게 맞는 속도, 그리고 안정성을 확보할 수 없다면 '이념은 이상적이었지만, 실제는 공허했다'고 평가받으며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그렇지만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한계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를 진화시키고 있다. 스케일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나온 대안 기술들(Lightning/Raiden 네트워크, Plasma와 Sharding 등)을 주목하는 이유도 블록체인이 실용화되고, 진정한 성장세로 접어들 기회라 보기 때문이다. 올해, 2018년엔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비롯한 대안 기술들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그리고 __블록체인 환경에서 기존 중앙화 네트워크에 버금가는 속도를 재현할 수 있다면, 비로소 블록체인 기술의 놀라운 성장역사가 시작될 것__이라 생각한다. 기술은 수용되고 사용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블록체인은 이제 갓 태어난 기술이지만, 세상을 바꿀 잠재력이 있는 기술이다.
둘째, 프로젝트 개발에 필요한 전문가가 부족하다. 많은 미래지향적인 기업들은 블록체인 개발에 몰두하려 하지만, 블록체인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전문가가 놀랍도록 적다. 그리고 이런 전문가의 부족이 성장을 지연시키는 이유 중 하나다. 아래 그림은 IT 업종의 빈 일자리 중 블록체인 분야 비중을 나타낸 것으로, 기업들이 블록체인 전문가를 상당한 정도로 수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Synechron and TABB Group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블록체인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데 필요한 전문가가 부족하다고 한 기업이 40%에 달했다.

2. 당신은 Early Adopter입니까?
생각해보면 블록체인 기술이 실생활에 도입되고, 상용화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은 오래 전부터 통용되던 직관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기술이 무르익지도 않았음'에도, 암호화폐 시장에 많은 자금이 모이고 사람들이 결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즉, 그토록 버블이슈가 제기됐던 이유는 무엇인가?
__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술과 투자를 양분하는 것이 필요__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술적 측면'에서는 이제 갓 태동한 기술과 같으나 '투자'의 측면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 시장의 투자자들은 거의 전기 다수자(Early Majority) 수준에 이르렀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퍼블릭 블록체인은 혁신적인 개념으로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들에게 주목을 끌었지만, 점차 시장가치가 급등하자 기술적 이해가 결여된 사람들도 시장에 뛰어들게 되었다. 이것이 신기술이 허황된 기대로 부풀려지는 순간이다. 시장에 자금이 몰리자 별 볼 일 없는 블록체인들도 ICO를 진행하고, 투자자들은 그 암호화폐가 거래소에 상장되기만 하면 대박을 치리란 생각에 다시 돈을 넣는다. 이런 자기실현적 기대는 어느 정도까지는 유지된다. 기술적 성과가 결여된 투자는 결국 거품을 만들고, 이 거품은 외부에서 터지든 내부에서 터지든 결국 꺼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Gartner의 기술수용의 과대포장주기(Hype Cycle) 모형이다. __가트너는 기술이 실제 사회에서 수용되는 것과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것은 별개__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 블록체인 시장에도 타당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분명 시장초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너무 많은 관심과 비이성적인 기대로 거품을 초래했다. 그리고 이것이 어느 정도 조정되고 있는 상황은 아닐까.

블록체인 기술은 이제 시작이고,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시장가치와 무관하게 잘 개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역사의 시험대에 올리는 것은 시기상조다. 시험대에 올릴 필요가 있는 것은 "코인판 망했어요?"라고 묻는 사람의 허황된 기대뿐이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__암호화폐의 가치도 결국 블록체인 기술의 성공에 달려있다__는 점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혁신성을 믿는다면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당연히 기술적 측면이다. 현재 암호화폐의 시장가치가 얼마로 기록되든 기술의 잠재성만으로 흥분하는 투자자들이 바로 Early Adopter들이다. 기술성공의 척도역할을 한다는 그 Early Adopter말이다.
우리가 Early Adopter라면 해야할 것은 단 두 가지다. 첫째,
(가격이 태초마을로 돌아갔든 뭐든)시장의 잡음과 결별할 것. 둘째, 어떤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세상을 바꾸고, 대중에게 선택받을 기술인지 판단하는 것. 이를 해낼 수 있다면, 기술이 인정받고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를 때 우리가 보는 세상은 이미 이전과는 달라져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제 시작이다, 부디 기술변화의 파도를 탈 수 있는 사람이 되길!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이것이다. "당신은 Early Adopter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