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은 사라질까?

By @emotionalp7/20/2018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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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의 판매량은 점점 줄고있다.

대형서점은 점차 체험형의 '책을 읽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고, 새로운 컨셉의 독립서점들이 끊임없이 생겨난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책을 내는 사람들은 많아지고, 책을 파는 공간이 오히려 핫한 곳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모순적인 것 처럼 보여지는 책과 서점에게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일본의 '츠타야'서점의 성공은 국내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고, 단순히 기존처럼 책을 분야별로 구분해놓기만 한 공간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성공전략으로 꼽는 핵심은 기존의 카테고리식 분류를 벗어난 츠타야만의 분류방식과 공간에 대한 경험이었다. 츠타야의 오너인 마스다 무네아키의 저서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에서 츠타야는 스스로를 서점이라고 정의하지 않고, '기획회사'임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계속해서 새로운 분야를 도전하고, 끊임없이 협업해서 세계최고의 기획을 파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고 있다.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책을 의,식,주,여행 등의 카테고리 안에서 향유하는 상품 중 하나로 만들고 있으며,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고 있다. 경험을 기획하고 그것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에 몰두한다. 그렇게 거대한 몸집을 갖추면서도 브랜드로써의 이미지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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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서점들은 모두 공간을 전면 개편했다. 큰 테이블과 편안한 의자를 갖추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더 이상 바닥에 쭈그려 앉아서 보거나, 다리 아프게 서서 책을 펼쳐보지 않아도 된다. 과연 대형서점의 매출은 나아졌을까. 아니면, 공짜로 책만 읽다가는 사람만 많아진걸까. 일단 책을 읽는 사람 자체가 줄어들고, 그것을 즐기는 문화가 사라지는 것 보다는 유동인구라도 늘리는 것이 서점의 입장에선 나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완벽한 해결점인지는 모르겠다. 유니클로의 거대한 성공에 국내 브랜드에서도 히트텍 비스무리한 아이템과 라이트다운패딩 비스무리한 아이템들을 쏟아냈었다. 유니클로의 성공 뒤에는 오랜 시간 축적해온 완벽한 시스템이 존재했는데, 그걸 단시간에 카피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들은 오래도록 살아남기 어렵다. 물론 국내의 대형서점들도 공간을 개편하기 까지 오래 고민했을 수도 있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공간만 바뀌었다. 그게 전부다. 더구나 츠타야도 최근 1년 동안 72개의 점포 문을 닫았다. 라이프스타일 형을 강화하기 위해 애매한 지점들을 정리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쩐지 아쉬운 소식이긴 하다.





독립서점들의 사정은 어떠할까.


건물주는 하루가 다르게 월세를 올리고 있는 이 상황에서 그들은 과연 책만 팔아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없다. 없음이 분명하다. 주인장의 독특한 큐레이션과 컨셉은 분명 독립서점으로써의 경쟁력을 말해준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사람들이 책을 커피 마시듯 사진 않는다. 그래서 맥주나 커피를 팔기도 한다. 문구류를 함께 팔기도 한다. '작가와의 토크'같은 워크샵도 열심히 기획하지만, 작은 인원이 모이는 워크샵에서 작가와 서점은 얼마씩 나누어 가져야 서로에게 이득이 될까. 1:1 상담을 해주거나, 블라인드 책을 팔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것 역시 쉽지는 않아 보인다.

독립서점의 책들은 대형서점에서 파는 책도 있고, 팔지 않는 책도 있다. 독립서적들이 많은 것 같아도 한 칸의 서점을 모두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분야도 편중될 수 있고. 그러다보니, A독립서점과 B독립서점의 큐레이션이 비슷해 보일 때도 있다. 독특한 큐레이션이 서점의 경쟁력이라고 하지만, 특별히 테마를 갖지 않는 이상 독립서점끼리의 유사성을 벗어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공간의 컨셉이나 타이틀을 다르게 가져갈 수는 있지만, 책을 선정하는 방식에 있어 차별화를 두기에 독립서적들의 분야가 아주 다양한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대형서점에서도 파는 책을 독립서점에서 만났을 때는 보통 어떻게 할까. 교보문고에서도 파는지 어플로 들어가본 후 가격을 비교한다. 당연히 교보문고의 승. 그런데 왜 교보문고에 가지 않고 독립서점에 갔을까. 한정된 공간 안에서 대략적으로 쓸데없는 광고와 카테고리를 필터링해주기 때문에 '공간의 경험'이나 책을 고르는 과정에 있어서는 독립서점이 훨씬 더 좋다. 하지만, 가격 앞에 망설이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떤 독립서점에 갔을 때 눈길을 끄는 문구가 있었다. 책 보러와서 실컷 구경해 놓고 대형서점가서 사는 행동을 자제해 달라는 멘트가 붙어있었다. (사진 속 서점 아님주의) 개인적으로 나는 가격비교를 해보고 대형서점에서 산적도 있고, 독립서점에서 한권쯤은 사줘야할 것 같다는 생각에 1-2천원 더 비싼 걸 알면서도 독립서점에서 산적도 있다. 두 경우 모두 내적갈등은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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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이고, 왜 서점일까.


서울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완성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그리고, 유유미디어의 '일본 1인 출판사가 일하는 방식'이라는 책도 읽어봤다. 공통된 특성은 모두들 종이책과 서점이라는 분야가 사양산업임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누구도 경제적으로 획기적인 부를 쌓았다는 성공담은 나오지 않는다. 어렵고 어렵게 이어가고 있으며, 서점의 수익에서 책을 팔아서 얻어지는 비율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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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에 그들은 왜 애쓰는 것에 비해 보상받기 어려운 분야를 선택해서 이 고생일까. 서점을 한다는 건 그저 돈버는 방식만 바꾸는 게 아니다. 자신의 삶의 방향자체를 바꾸는 거라고 할 만큼 전혀 다른 행보를 선택하는 행위다. 직장생활하며 꼬박꼬박 나오던 월급을 내던지고 서점을 차린 사람도 있다. 잘 나가던 사업을 접은 사람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도 돈 버는 일이 되면 싫어진다는 말이 있다. 나도 그랬다. 징글징글하게 야근하면서 삶에 있어 뭐가 중요한지도 모르게 달리다 보니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 하지만, 그 일이 싫었던 게 아니라, 일을 하는 방식과 진정성이 1도 투여되지 않은 겉포장을 위한 헛수고로 버는 돈이라는 생각이 그 일을 싫다고 느껴지게 만들었던 거다.

불소소 팟캐스트 기록의 공간편을 준비하면서 오래된 서점들을 찾아봤던 적이 있다. 시인 박인환이 1945년에 3년간 종로에 운영하던 '마리서사'라는 서점은 많은 예술가들이 드나들던 살롱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서점 역시 경제적인 이유로 문을 닫았다는 이야기에 '역시 서점은 옛날에도 돈벌기 어려웠구나'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서점은 사라질까?


어두운 이야기를 하려고 이 글을 쓴 것은 아니다. 다만, 현실적인 부분들이나 아쉬운 부분들을 드러내야 또 그 다음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녹록지 않은 현실에…다시 책 덮는 동네서점 이라는 기사를 보고 마음이 좀 불편했다. 어느 분야든 우후죽순으로 따라하다보면 금방 문닫는 곳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잘 하던 곳이라고 해도 여러 사정이 있을 수 있는데, 제목만 보면 마치 동네서점들이 다 사라져버릴 것 만 같은 느낌이 든다.

뭘 팔아도 치솟는 월세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온라인으로 사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남는 장사이다보니, 오프라인의 가게들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경험하기 위한 형태를 띄게 되고, 직접적으로 수익을 내는 창구로 기능하기는 어렵다.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그 자리에서 돈을 쓰는 것은 결국 그래서 '만남'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누군가를 만나 밥을 사먹거나 커피를 사마시거나. 그래서 거리엔 카페와 식당이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물론 카페와 식당도 살아남긴 어렵다. 모두 건물주 탓인가;;) 어쩌면, 이 만남의 공간을 모색하는 데 있어 서점들도 또 다른 형태의 워크샵과 강연, 살롱을 만드는데 몰두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함께 모여 수다를 떨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고, 또 다른 일을 벌일 수 있는 잠재력을 얻기도 한다.

나는 왜인지 모르게 서점이 제대로 살아있어야 내가 하고 싶은 '살롱'도 수익이라는 걸 내면서 지속할 수 있는 형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그래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살롱을 해야할지 해답을 찾기 위해 서점을 염탐하는 게 아닌가 싶다. 사실 이 글은 기사를 보고 서점에 대해 그리고 살롱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중 @venti님의 글 교보문고에서 무료로 책을 읽는 사람은 어뷰저 인가?을 보고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서점을 방문하는 어뷰저의 정의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인 차원에서 고민해볼 만한 화두를 던진다고 느껴진 건 사실이다.

어뷰저도 무임승차도 없이 작가와 서점들이 너무 힘겹지 않게 수익을 내는 서점을 꿈꾸는 건 너무 이상적인 걸까. 책 값이 너무 비싸다고들 하는데, 책 값은 정말 그렇게 비싼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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