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번아웃 증후군

By @digest7/17/2017kr-life

3월에 퇴사를 결심하고
4월부터는 모든 연락을 차단한 채 한 시험일정만을 위해 부리나케 달렸다.
그동안 시험만을 위해 규칙적으로 일어나 규칙적으로 세 끼 식사를 마치고
정해 놓은 계획표대로 스터디를 시작했다.
먹는 이유도 노는 이유도 쉬는 이유도 자는 모든 이유가 다 하나의 시험만을 위해서였다.

시험일정을 마친 7월.
나는 '번아웃 증후군'에 걸린 듯하다.
그저 골방에서 휴식을 사치라 여기고 공부만을 위해 달리고
나의 가치는 매번 동형모의고사로 평가되었던 시기도 지났다.
더 이상은 규칙적으로 먹을 이유도 규칙적으로 자야 할 이유도 없었다.
삶의 의미가 없어진 것처럼 그저 가만히 있고 싶고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그러다 보니 이미 끝난 일정 더는 골방에 있고 싶지 않은데
비는 오고 갈 데는 없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편도 아니어서 막상 떠날 수도 없었다.
닥쳐오는 우울감과 무기력감에 그나마 있던 에너지마저 방전되고
이대로는 숨통이 끊어져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패배감에 젖어있었다.
(함정은 시험결과가 아직 나오지도 않았고 시험을 잘 봤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패배감에 젖음...)

그러면서도 드는 생각.
"지금 이 버려지는 시간에 무언가 해야하지 않을까?"
"더 이상 시험지에 나타난 점수로 평가되지 않는다면 무언가 붙잡고 다른 공부라도 해야할 텐데"
아무것도 하지 않기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죄책감을 느낀다고 해서 지친 내가 무언가를 해볼 엄두가 나는 것은 아니었고 그럴 기운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어쩌면 이러한 시간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무력감이 들어 당시에는 힘들지만 괜찮아질 때까지 그저 누워서 쉬는 것만이 나의 일상이었다.

다행히도 스팀잇이라는 것을 알게되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 만들게 되었고,
스팀잇을 해보라고 조언해준 나의 친구, 스팀잇에서 스팀잇을 인도해주시는 고수분들,
그리고 내 포스트에 꾸준히 답글을 달아주시는 이웃님들 덕분인지
이제는 카페에 와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 하면서 머릿속에 담긴 푸념을 늘어놓을 수 있는 힘이 생긴 듯하다.
삶의 이유가 시험지에 찍힌 점수로 판가름나는 것이 아니듯,
나 또한 이러한 무기력감에 젖어있을 이유도 필요도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수고한 나를 위해서 조금 더 힐링하고 조금 더 충전하려 한다.


저도 일상의 푸념을.. 한 번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