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By @dflhs213/30/2018kr-poem

이별

                          윌리엄 스탠리 머윈

당신의 부재가 나를 관통하였다.
마치 바늘을 관통한 실처럼.
내가 하는 모든 일이
그 실 색깔로 꿰매어진다.

                                                 흔적

그대가 떠나간 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나를 관통했던 당신의 부재(不在)였다.

그대가 내 곁에 머물렀던 시간 동안
나와, 나의 시간, 그리고 나의 공간은
온전히 그대에게 물들어
당신의 빛깔로 가득 차 있엇다.

익숙한 풍경에서 그대가 사라진 뒤에도,
내 주변의 모든 것들에는
여전히 그대의 색깔이 배어있었다.

그대를 떠올리지 않으려 아무리 애써도,
구석구석 배어있는
당신의 흔적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대를 잊기 위해서는,
내 삶의 전체를 들어내야만 했다.

하지만
그럴 용기가 없던 나는
그대가 배어있는 풍경 속에서
물들었던 그대의 흔적이
세월에 씻겨 빛이 바래길 바라며
조용히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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