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대의 선택 받은 사람들

By @dakfn1/27/2018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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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성공할 기회는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모두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소홀했다. 그 때 그 기회의 끝이라도 잡았으면 내 인생은 크게 달라져 있을 텐데도, 당시에는 그게 내 길이 아닌 것 같다고만 느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지만, 아마도 젊음의 자유가 돈보다 더 소중하게 여겨지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어제 사는 게 나와 비슷한 처지의 친구에게 스팀잇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러자 대뜸 돌아오는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아마도 그 친구는 이런 내가 다단계나 사이비 종교 같은 걸 권유하는 사람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 심정을 내가 모르는 것도 아니기에, 요즘은 그냥 그러려니 한다.

조금은 아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열을 내면서 전도를 하지도 않고, 그렇게 미심쩍은 눈초리를 보내도 화나거나 하지 않다. 내가 놓친 기회를 잡은 사람들이 완전 다른 세계에서 사는 것처럼, 그 친구 역시 나중에는 왜 내 말을 흘려들었나 후회를 할 것을 잘 알지만, 어쨌건 지금으로서는 그 친구의 인생은 스팀잇과 연이 없는 것뿐이다. 그런 걸 보면 지금 스팀잇을 하는 사람들도 대단한 연이다.

그런 인식 뒷면에는 아마도 이런 사고가 깔려 있을 것이다. ‘세상에 그렇게 쉽게 돈을 버는 게 어디 있겠나. 세상에 모두가 그렇게 잘 먹고 잘 사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아마도 그런 경제학적 사고?

그러면, 생각해보자. 누군가 태어나자마자 아기 때부터 할아버지에게 수억 원의 재산을 증여받았다. 그렇게 손쉽게 돈 버는 일이 있다고? 그런데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음? 그런 일이 있지만 자신은 해당 없다고? 그러면 이건 어떤가.

빈곤한 국가에서 사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무려 수천 만 명이! 사는 저기 어디 아시아 끝에 붙은 나라에서는 태어나자마자 적어도 굶어 죽지는 않게 해 준다더라. 누구나 의무적으로 중학교까지 나와야 하고 학교에서는 공짜로 밥도 준다더라. 이런 말을 하면, 그들 역시 “에이 그게 말이나 돼? 그런 이야기는 분명 거짓말일 거야. 모두 우리처럼 매일 탄광에서 일을 하거나 물을 얻기 위해 수키로 미터 씩 걸어서 구정물이라도 퍼 와야 살 수 있는데, 그런 나라는 존재할 수가 없어.” 이런 말을 하게 될까?

이런 걸 보면 기회를 잡는 사람도 다 정해져 있는 것 같다.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듯, 아직도 뉴스 댓글에 가 보면 암호 화폐는 거품이고 신기루이며, 스팀잇은 다단계니 조심하라고 한다. 나조차도 주위 어른에게, 이미 채굴기로 채굴한건 본전 다 뽑아서 손해가 날 일이 없고 캐는 것들은 모두 꽁돈이며, 당장 정말로 암호화폐시장이 망해서 사라진다고 해도 나는 이미 이득을 봤다고 몇 번이나 말씀을 드렸음에도, 마치 내가 지금까지 돈을 엄청 쏟아부은 것같은 투로, 손해 보지 말고 지금이라도 그만하라는 말씀을 하시니, 참……. 끝물은커녕 시작도 안했다는 생각도 들고... 그 분이 들어오면 아마 그 시점이 끝물일 것 같기도 하고……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 나중에는 국민 수만큼 자동차가 넘쳐날 것이라고 말하면 미친 놈 취급을 당했을까. 혹은 부잣집에나 겨우 있는 유선 전화기가 있던 시절에, 언젠가는 모든 사람이 텔레비전이 달린 무선전화기를 차고 다닐 미래가 온다고 했으면 꿈같은 소리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을까.

신기술은 신세계를 만든다. 전염병에 걸려도 죽지 않게 만들어주고, 겨울에도 과일을 먹게 해 준다. 하늘을 날아다니게 하고 저 달나라에도 가게 해 주었다. 신기술은 우리가 불가능하다 여기는 것들을 가능하게 해 준다.

그런데 이상하다. 기성세대는 이미 그것들을 삶에서 체험해온 장본인들이다. 사람이 하늘을 나는 것도, 달나라에 가는 것도, 휴대폰이 보급되는 것도 모두 직접 경험해온 장본인들이다. 그런데 어째서 블록체인이 경제 신세계를 만들 것이라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처럼 여길까. 지금까지의 변화만으로도 벅차서 그런걸까.

하긴, 지금 애써 증명할 필요는 없다. 10년 전 스마트폰이 컴퓨터보다 좋아질 거라는 소리 하면 미친놈 소리 들었던 것처럼, 그저 10년 뒤에 두고 보자고 하면 그뿐이다. 다만 그 때, 나는 수 만 개의 코인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지금 나를 이상하게 본 그들은 0.1 코인을 얻기 위해 한 달을 일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써 놓고 다시 읽어보니 정말로 다단계나 사이비 종교 홍보 하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기억해야 된다. 사진기가 처음 나왔때는 사람의 영혼을 가두는 마녀의 물건이라고 기피됐다. 그 유명한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도 처음 나왔을 때 누가 저걸 주머니에 넣고 다니냐고 욕을 먹었고, 아이패드 나왔을 때는 누가 저런 멍청한 패드를 들고 다니냐고 욕을 먹었다. 생각해보면 세상을 바꾼 모든 신개념은 처음에 그리 환영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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