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처마 밑에서

By @cutelady10/25/2019sct

오랜만에 아이들과 여행을 왔다.

아홉살 포동이와 네살 귀염이, 시한폭탄 같은 두아이를 혼자 데리고 여행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틀이라도 다녀오면 아이들의 마음은 또 이만큼 자라 있는것을 느낀다. 그 맛에 나는 또 무모하지만 용감하게 오일간의 여행을 나섰다.

수요일 경주여행을 시작하여 이튿 날 불국사에 가는 날이다.
비가 흠뻐 내려 축축히 젖은 호텔 정원을 내다 보며 아이들과 오늘 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비가 멈춰 줄까?
아니야...얘들아..비 오는데 불국사는 좀 아닌 것 같아...
-자신이 없었다.ㅋ
그럼~ 너무 아쉽잖아요~~~~포동이 입이 댓 발 나왔다.

아빠에게 푸념을 했더니 우비라도 입혀서 가보라고 다독여 준다.

다행히 불국사에 도착하니 비가 잦아 들었다.

어릴때 한번 와보곤 처음이라 나도 설레었다.

불국사로 가는 길이 제법 길었다.
연못과 얕게 물든 단풍, 그리고 인위적인듯 자연스러운 폭포.
원래 이런 것이 있었나?ㅎ
이렇게 아름다운곳을 왜 기억하지 못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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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에 도착하니 안도감이 들었다.-다행히 왔다.ㅎㅎ

찬찬히 둘러보고 싶었지만 보슬보슬 내리는 비에 마음이 급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무슨 생각이 있으랴.보슬비 맞으며 똥개마냥 신나서 뛰어 다닌다.

막다른 곳까지 오니 장대비가 내린다.
아이들은 더 신이 났다.

비를 피하고자 앉은 추마 밑이 아이들 놀이터가 되었다.

인적이 드물어 아이들 하고 싶은대로 내버려 두었다.

나 어릴적엔 기와지붕에 흙마당이라 비가 올때마다 저러고 놀았는데...아련하게 옛추억이 떠올라 아이들을 말리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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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씬 놀았는지 아이들이 나를 재촉한다.

-비를 핑계삼아 바닷가에서 잠시 쉬며 행복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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