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니누는 떡볶이/노자규

By @crystalpark9/15/2018story

행복을 나누는 떡볶이
출처 : 노자규의 .. | 블로그
http://m.blog.naver.com/q5949a/221358953811

        행복을 나누는 떡볶이




             “배 고프니 더 먹어... 
              돈 더 안 받으니께. “

길모퉁이 떡볶이 가게에는 
늘 
달빛에 누워버린 
게슴츠레한 눈을 비비고 나온 
아이들이 모여듭니다 

하나같이 아이들은 
가지고 온 돈을 먼저 꺼내어
바구니에 담습니다 
     
먹성 좋은 아이들의 먹는 소리에 
사분음표가 되는 사람 
욕쟁이 떡볶이 할머니랍니다 
     
“더 먹어 
깨작거리니까 안 커지 많이 퍼먹어,,,” 
     
아이들은 
어묵 국물에 떡볶이를 배불리 먹고는 
할머니가 불어준 결 고운 바람을 타고 
어둠이 누워버린 골목길로 
하나둘 사라져 갔습니다 
     
     
어디서 쏟아진 달빛인지 
등 굽은 꼬리별 따라
백열등이 켜진 가게 안에는 
하얀 종이에
  할머니의 손글씨가 
바꼼이 벌어진 틈들 사이로 
바람에 왔다 갔다 하며
문패처럼 매달려있습니다 
바람이 세워서인지 멈쳐선 종이에는 
     
“배고프면 더 먹어 
돈 더 안 받으니께... “라는 글자가 
휘어진 어묵처럼 쓰여져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돌아간 자리에 
젊은 청년이
바람 살 끝이 아직도 매섭다는 듯 
말을 건 냅니다 

“ 할머니. 
백 원 내고
저렇게 먹고 가면 어떻게 장사를 해요 “ 
     
가난이 된 가난의 슬픔을 뉘 알까 
“돈 벌라고 이지 거리 할 거면 
벌써 때려치웠지.... “ 
     
“이 동네는 
못 사는 달동네라 엄마 아빠들이 
맞벌이 다니느라 다들 늦게 와 
내 손주 같은 놈들이라 생각하고 
주는겨.... “ 
     
넋이라도 
팔아서라도 주고 싶은 할머니에게 
“그래도 어른들한테는 제갑을 받아야죠” 
     
떡볶이 자판에 어린 가난이 
할머니 옷가지에도 어려있것만 
“젊은것들은 취직하기 힘들고 
나이 든 것들은
새끼들 먹여 살리느라 
지밥이나 먹고나 다니겠어... “ 

왔다 갔다 하며 배고프면 들와서 
먹고 가면 좋은겨.. 
다 내 아들딸 같잖혀.. “ 
        
웃음마저도 슬퍼 보이시던 할머니가 
서랍 속에 숨겨놓은 듯 뒤를 돌아보며 
“안 그래요 영감.....” 
     
뒤집을 수도 
지울 수도 없는 지친 삶의 틈바구니로 
보이는 할아버진 
20년째 누워서만 생활을 하신답니다 
     
아이들이 던지고 간 바구니엔 
슬퍼도 슬퍼하지도 못할 슬픔으로 
오백 원짜리 두 개와 
백 원짜리 세 개가 포개져 있었습니다 
     
“할머니 오늘 버신 돈이에요 “

이렇게 모아서 
배고픈 사람들 배불리 먹일 수 있고 
할아버지 약값으로 쓸 수 있다며 
꼬깃꼬깃 구겨진 마음 사이로 
머무는 이 행복하나에도 
감사해한다는 할머니의 
못 다진 아픔은 
뼈속으로 스며들었으리라...... 
     
     
“할아버지 노령연금으로 둘이 먹고 살아” 
     
고인물의 안부를 물어보듯 
“그럼 할머니 노령연금은요” 
     
아픔이 버린 말을 주워 담은 듯 
“그걸로 이장사 하지.....” 
어떨 땐 많이 먹고 가 
돈이 떨어져 
문을 며칠씩 닫을 때도 있었당께.."

미안한 듯 빠진 이빨 사이로
아픔을 내보이고 있는 할머니 얼굴에는 
돌아 누었다 탓할 수 없는 
바람만 불어오는 것 같습니다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되는 세상에서 

욕쟁이 할머니는 

살핌과 나눔으로 

나에겐 작지만 
필요한 사람에겐 
전부가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펴냄/노자규의 골목이야기18-09-14-22-44-21-034_deco.jpg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