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망가지는 과정, 불통과 답정너

By @coldbeec3/1/2018kr

big-autorita-ile-indemnate-sa-intervina-la-depistarea-faptelor-de-discriminare.jpg


망가져가는 사람을 지켜본 적이 있는가. 혹은 망가져본 적 있는가. 시작은 사소하다. 개인 간 작은 마찰이 있다. 넘어가도 된다. 지나면 별일 아니다. 웃으며 화해해도 된다. 무시해도 될 것을 ‘복수할 거야’ 하며 담아둔다. 그런 조각들이 쌓인다. 촘촘해져 벽돌과 뼈대가 된다. 단단해진다. 하나의 집이 되고, 성이 되어 나만의 도피처가 된다. 세상과의 마찰이 쌓였을 때, 자기만의 공간에 틀어박힌다. 자신만의 세계에 탐닉한다. 빠져 나오지 못한다.


한 사람, 두 사람 떠나간다. 속했던 자리에서 쫓겨난다. 반복된다. 주위에 남은 사람이 없다. 울분이 터진다. 세상은 다 썩었고, 나 빼고 다 틀렸다며 자기안의 밀실에서 울먹이기 이른다. 이쯤에선 세상과 단절된다.


망가지는 사람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지켜보면, 초기까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잠깐이다. 어떤 시점에선 도저히 납득 안갈 모습으로 변한다. 그 지점이 그에겐 임계점이다. 그때부턴 누구와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 조언이나 충고를 해도 듣지 않는다. 혹은 못한다. 담을 쌓고 마음을 닫는다. 개선될 가능성이 봉쇄된다. 이제 세상은 그를 바꿀 수 없다.


망가진 그를 보며 주변에선 도움을 주려 한다. 분명히 잘못되고 있음이 보인다. 옆에서 보면 사지로 진군하는 꼴이다. 지적해도 고장 난 나침반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 그의 나빠진 정신 상태는 상황 파악을 그르쳐 파멸을 만든다.


요약하면 불통이다. 사람과, 세상과 소통하지 못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혹여 소통 하더라도 원하는 방식으로만 하려 한다.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넌 대답하라는 답정너다. 답정너가 가능한 사람만 만난다. 고집이 더 강해진다. 자기동일성이 강화된다. 아집이 꽉 뭉쳐 파고들 틈이 없어진다. 이런 이들이 망하는 건 시간문제다. 심하면 주변까지, 최악은 나라까지 망친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암군들이 그래왔다.


얼마전 일이다. 한 지도자가 세상과 담을 쌓고 측근에게만 마음을 열었다. 방안에 틀어박혀 사고가 터져도 얼굴조차 비추지 않고, 미용시술만 받았다. 이젠 세상에서 버림받고 차디찬 독방에 갇혀 있다. 추종하는 소수의 무리들과 그녀는 점점 더 망가지고 추해진다. 그 불통이 우리까지 망쳤었다. 최악의 불통이며 답정너였다.


분명 고칠 수 있는 시점이 있었을 것이다. 어느틈엔간 타이밍을 놓쳤을 것이다.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소통해야 한다.


썩은 물에 머물러 있어선 안 될 것이다. 같은 곳에서 악취를 풍기는 사람끼린 그 냄새를 맡지 못한다. 주위에선 자기들을 멀리하지만 아랑곳 않고 더 똘똘 뭉친다. 그들은 말라 죽어간다. 사람이, 집단이, 커뮤니티가 그렇게 망하는 건 어렵지 않다. 주변에 새로운 물이 공급되어야 한다. 새로운 사람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눈과 귀와 마음을 다 열어야 하는 이유다.


어느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게 하는 말은 아니다. 나만의 성에 갇혀 있는 건 아닌지, 달콤한 말을 하는 사람만 만나는 건 아닌지, 현재 있는 곳이 고인물은 아닌지 우리 모두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다.

4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