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단편?) 3. 참으로 낯선 길 위에서

By @charlotte22/28/2018kr

참으로 낯설다.
이 거리가 너무나도 낯설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거리가 기억 나질 않는다.
분명 처음보는 곳인데 이 길위에 내가 두 발로 서있다.
어디로 향하고 있었던 걸까.
어느 길로 왔던 걸까.
어떻게 왔던 걸까.
당황하여 수없이 고개를 돌리며 둘러보다.
또 한참을 멍.
그때였다. 꼬마가 다가온 것은.

"전화와요."

한 꼬마가 내 손을 가르켰다.
핸드폰.
분명 내 손에 쥐어져있었는 데.
이렇게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는 데.
들고있는 지 느끼지도 듣지도 못 했다.
또한 내몸에서 가장 가까이 두고 다녔을 물건인데 이 것도 처음보는 물건 같다.
왜 이러지.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그러다 더욱 기함했다.
전화가 꺼진 핸드폰의 까만 화면에 누군가가 비쳤다.
너무 놀라 핸드폰을 놓쳐버렸다.
꼬마가 핸드폰을 주어 나에게 주었다.
다시 들여다봤다.
손을 들어 내 얼굴을 더듬어 보았다.
세상에나 이게 나인가.
이 주름진 얼굴이.
이 손끝에 닿는 이 것이 나인 것인가.
그러다 손을 보았다.
나무껍질같은 물결에 꼭 작년에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손 같다.

"할머니, 다시 전화와요."

할머니.
내가 할머니인 것인가.
핸드폰에 네 글자가 보인다.

'우리 아들.'

아.
아.

참으로 낯설다.
모든 게 참으로 낯설다.


다양한 나이대의 시점으로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 데
한동안 '노인'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시점으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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