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매번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를 괴롭히던 이의 자살 소식은 나를 기쁘게 하지 못했다. 보란듯이 성공해 그를 만나 내려다 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떠났다. 기억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상처같이 남았기에 꼭 마주하고 지워내려 했다. 그러나 그러질 못하게 되었다. 원치 않는 것이 자라게 된다. 그렇게 남은 것으로부터 그의 죽음을 다소 딱하게 여기는 마음을 바뀌게 되는데 이는 어떤 해묵은 감정이라도 자신의 마음과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남게 되어버리면 그마저도 자신만의 열매로 자라나게 된다. 살면서 감정의 열매를 맺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잊고 싶은 자로부터 얻은 열매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