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 필
꼬드롱의 막막한 날 _ 꼬막
요즘 미세먼지에 숨이 탁탁 막힌다. 글은 도입부터 탁탁 막힌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정리가 되지 않는것이 꼭 내 인생같다. 얼마전 친구에게 요즘 글쓰는게 좀 편해졌다고, 재밌어졌다고 했던 일이 떠올라 괜히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침에 눈뜨고 일어나면 내 모든 능력치가 랜덤으로 리셋되는 것 같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다르다. 좋았다 나빴다 슬펐다가 행복했다가. 분명 하루전날엔 나의 모든 열정을 쏟아부어도 좋을만큼 설레고 벅찼던 일들이, 다음날이 되면 '지루한 중학교 이름은 로딩중'이라는 개그만큼 따분하다.
따분하다. 오늘은 따분한날이다. 날이 맑아 하늘이 파란것도 따분하다. 한시간째 커피한잔을 반도 못마시는 내가 따분하다. 일을 하다 실랑이를 벌이는것도 지겹다. 집앞에 있는 칼국수 집이 오랫동안 문을 열지 않았다. 오늘은 문이 열려있어 열무비빔밥이나 먹어볼 심사로 들어갔더니 아주머니가 냉큼 내쫓는다. 몸이 아파 오늘은 장사를 안하신단다. 우체국을 갔더니 20명이나 기다려야해서 번호표를 뽑고 집에 왔다. 조금 뒤에 가보니 내 번호가 한참 지나있다. 다시 뽑아야 했다. 되는게 없다. 이렇게 만사가 귀찮고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땐 어떻게 해야하지? 스팀잇에는 인생선배들이 많으니까 물어봐야겠다-하고 글을 썼다가 이내 지웠다. 내 하루도 이렇게 쉽게 지우고 다시 쓸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환불도 안되는 내 인생에 삐끗해버린 하루가 참 아쉽다.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야지, 의미있게 보내야지 하는 따위의 생각을 한다. 그래서 다시 일을 한다. 게임 출시일이 다가오니 조급하다. 하루가 늦어질때마다 마음 속 추가 100kg씩은 달리는 것 같다.
어라, 쓰다보니 꽤 길어졌다. 처음은 막혔었는데 지금은 술술 나온다. 속이 후련하다. 사람들이 왜 일기를 쓰는지 알겠다. 나도 써야겠다. 꼬드롱의 막막한 날...줄여서 꼬막, 행복하면 꼬행, 화나면 꼬화, 슬프면 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