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이 아니면, 서른이 아니면 쓸 수 없을 것 같은 가사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 때 그시절에만 느낄수 있는 감정을 그나이의 싱어송 라이터가 부르고 연주한다는 것은 너무나 멋진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볼빨간 사춘기의 노래 중 "나의 사춘기에게" 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https://youtu.be/BEf046e9TE0
나는 한때 내가 이 세상에 사라지길 바랬어
온 세상이 너무나 캄캄해 매일 밤을 울던 날
차라리 내가 사라지면 마음이 편할까
모두가 날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두려워
마흔을 훌쩍 넘긴 싱어송라이터가 이 가사를 쓰고 불렀다면 동일한 감동이 있을 수 있었을까요?
아마 때늦은 중2병이 걸렸구나 하고 트랙을 넘겼을 것 같네요
노래에서 나이를 언급할 때에 "서른 즈음에"를 빼먹을 수 없는데요,
초코파이 광고 CM송으로 유명했던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와 "서른 즈음에"를 동일 작사/작곡가가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그래서 전 김광석씨가 부른 노래도 좋지만 원작자인 강승원씨가 부르는 서른즈음에가 뭔가 더 깊은 세월의 기억을 눌러담아 부르는 느낌을 더 좋아합니다.
신해철이 부른 "민물장어의 꿈"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곱씹어 듣기 좋은곡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요계의 톱스타의 자리에서 조금씩 꼰대 아저씨로 변해가기까지(물론 신해철 씨의 팬으로서 재 생각은 다릅니다만) 신해철의 거칠지만 거침 없었던 삶의 자화상을 그려낸 곡이 이곡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죽하면 자신의 장례식장에서는 이 노래를 틀어라 라고했을 정도니 얼마나 정성들여 그려낸 삶의 단편일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끝.
깍두기 포스트
마지막으로 스물에서 서른으로 넘어갈 남짓
나도 뭔가 나의 20대를 대표하는 역작을 만들어야지 했던 기대와 달리
29세의 저는 매일 야근과 주말특근에 쩔어서 기타를 치는 법도 잊어버린듯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매일 기계와 모니터와만 대화를 하고 그렇게 무섭게 20대를 날려보내고 있을 무렵,
야근 중 빌드결과를 기다리면서 아래와 같이 메모를 끄적여 갔습니다
흔히 부르던 사랑 노래를 잊었네
이젠 한국말도 형용사 쓰는 법을 잊었네
곧 죽어도 꿈은 꿀것 같던 내가
지친 일과속에서도 우려내던 노래가
아무래도 여기까지가 끝인가...
투박하지만 내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위로해주지 않을 것 같은 서른을 목전에 둔 나를 위한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한 평범한 스물 후반의 내가 서른을 바라보는 내자신에게 위로하던 곡을 공유합니다.
https://musicoin.org/nav/track/0x17ee1d87d2c4c5951186df0fcfd67cc5404e78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