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울산 성민이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By @bookkeeper7/25/2018kr-diary

둘째가 태어나고 부터는 첫째 아이 학교일에 거의 참여를 하지 못했어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집에서 아이 숙제나 과제 시험 등등의 스케줄표를 짜주고, 정기적으로 있는 선생님과의 미팅 등, 공식적인 일에만 참여하고 학교를 안가다가, 둘째가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다시 학교 껌딱지 엄마가 되었습니다. 우리애들한테 해꼬지할까봐 기사도 보모도 다 내보내고 내가 직접 운전해서 아이들 데리고가고 기다렸다가 데리고 오고 무한반복...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학교에서 오고가는 엄마들도 자주 눈에 띄게 되었어요.

원래는 한국인 수를 학급당 한명으로 제한하다가 작년에 비슷한 크리스챤 스쿨이 생기면서 그쪽으로 학생들이 대거 이동하자 재정문제에 부딪힌 학교는 대기자 수가 넘쳐나는 한국인들에게 학급당 두명으로 학생 수를 늘려주면서 그만큼 한국 엄마들의 수도 많아졌습니다. 몇 몇 오가는 엄마들이랑 말도 안섞는데 보통은, 저학년의 경우는 매일 아침 조회 형식으로 아이들이 율동하고 몇가지 액티비티를 한 후에 올라갈 때까지 부모들이 뒤에서서 그 모습을 본 후 위로 올라가는지라, 저도 거기서 한 삼십분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자연스레 안면을 트는 엄마들이 몇 명이 있습니다.

그 중에 유독 얼굴이 부자연스런 엄마가 있었습니다다. 뭐랄까.. 온 얼굴이 자체 제작된 듯한 느낌. 뭔가 완벽한 눈코입이 서로 따로 붙어 있어서 왠지 부정합의 느낌적인 느낌을 풍기는 한국엄마...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하루는 나랑 친하게 지내는 우리 첫째반 엄마가 침을 튀기며 이야기를 합니다. 자기 막내 반에 한국인 애가 있는데 그엄마가 세상에 assembly 시간에 자기 아들을 취조를 하고 있어서 남편이 열받아서 소리지르고 싸웠단다. 그래서 선생님들에게 제지당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이야긴즉슨, 그 아들이 필리핀 친구가 자기보고 머리에 이가 있다고 했다고... 그래서 애들 조회하는데 자기집 필리핀 메이드 둘을 거느리고 그 애한테 가서 너 왜그랬니, 그런말 왜했니 등등을 아이에게 물어보는데, 내 친구 아들은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리고... 그걸 본 남편이 열받아서 뭐하냐.. 너 뭔데 내아들 울리냐.. 그렇게 싸움이 터져서 결국에는 부모들끼리 4자대면을 했다고...

그게 누구냐... 있어.. 아마 너도 보면 알걸? 얼굴이... plastic 이야... 단번에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근데 만나보니 엄마 마음으로 그랬다고 사과하고, 안되는 영어로 목소리 높이면서 얘기하니까 애가 기가 질려서 운 것 같다고... 나쁜 사람 같지는 않다고..

또 다른 날...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우리 아이들 학교로 아이를 보내고 다니는데, 하루는 어떤 한국엄마가 전화가 왔답니다. 친구 딸이 자기애를 놀렸다고, 아이한테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 좀 해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너무 죄송하다고 정중하게 사과하고 아이를 혼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만나 얘기를 해보니 아이를 끔찍하게 생각하는거 외에는 사람은 좋아보인다고 했습니다. 나는 언뜻 떠오르는 얼굴이 있어, 혹시 얼굴 심하게 성형한 그 엄마냐.. 그랬더니 사진을 보여주는데 맞습니다...

참 내새끼 나도 소중하지만 늦게 얻은 둘째라 보기보다 다르게 참 아끼나 보다... 외모만 보고 사람을 판단할 일은 아니다.. 하며 나름 그 엄마를 좋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극성이긴 하지만, 나도 우리 둘째 일에는 약간 그런 면이 있고...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엄마 마음이 다 그렇지뭐...

그런데 오늘 운동을 하는 중에 한국인 단톡방에서 이런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10년 전 울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성민이라는 23개월 아기가 어린이집 원장 부부에 의해 정기적으로 구타당해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부부는 1심에서 아동학대 죄는 성립이 안되고 증거 불충분으로 업무상 과실치사만 적용되어, 아내는 1년 6개월, 남편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대로 사건은 묻혔고... 아이를 잃은 아버지가 10년간 저렇게 외롭게 싸우고 있었다고 합니다. 정말 끔찍하지만... 사진을 올립니다.
Screenshot_2015-01-17-13-31-17-1.png
1421561862780.jpeg
NISI20071126_0005639931_web.jpg

아내와 이혼 후 두 아이를 돌볼 수가 없어, 어린이집에 주중에는 하루종일 맡기고 주말에만 아이들을 데리고 오고 하다가, 23개월 둘째가 저렇게 온 몸에 멍 투성이가 되고 결국에는 장 파열로 사망을 했다고 합니다. 원장 부부가 지속적으로 아이를 폭행해서 결국에는 죽음으로 이끈 것입니다.

이번에 어떤 분이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렸고 이미 20만명이 동참했다고 합니다. 정말 늦었지만 잘 된 일입니다.

원래는 3년형을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형이 낮아져 1년 6개월 살고 나온 여자는, 얼굴을 뜯어고치고, 심지어는 다시 유치원을 열었다고 합니다. 그게 여의치 않았는지.. 언제 이곳에 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여기 필리핀 단톡방이 난리가 났습니다. 그 원장 여자가 여기 산다고..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네 맞습니다. 바로 그 엄마입니다. 자기 자식 끔찍하게 위하는... 런닝머신에서 뛰다가 심장마비 오는줄 알았습니다.

@shiho님, @afinesword 님 필독 바랍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