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렴, 가장 중요한 때란 바로 지금, 이 순간 이란다.' - 톨스토이의 [세가지 질문]

By @appealchoi7/11/2018kr

오늘 교실을 정리하다가 학급문고에 꽂혀있던 시절이 오래 되었는지, 찢어져서 나뒹굴고 있는 그림책이 있어서 버려야 겠다는 생각으로 집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목을 보니 범상치 않은 느낌이 나서 펼쳐보게 되었지요. 책을 읽고난 느낌은 '오늘 횡재했다.'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쓰레기 더미에서 금괴를 찾은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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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 질문]은 톨스토이의 단편이 원작입니다. 원작에서는 '세가지 질문'에 대해 답을 구하는 러시아 황제가 주인공입니다. 황제가 겪는 일은 이 그림책과는 다소 다릅니다. 황제는 그림책에 나오는 판다가 아니라 자신을 죽이려던 사람을 자신도 모르게 구하게 되면서 질문의 답을 얻어갑니다. 좀 더 복잡한 이야기 구조와 깊이를 느끼고 싶다면 원작을 읽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톨스토이가 <세 가지 질문>이라는 단편을 쓴 것은 일흔살이 넘어서라고 합니다. 톨스토이는 이 무렵 '자신의 문학들이 인간의 삶에 어떤 기여를 했는가?' 하는 회의에 빠졌고, 그래서 '인간을 위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합니다.

톨스토이의 원작을 '존 무스'라는 미국 작가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고쳐쓰고 그림을 붙인 책이 바로 이 그림책 [세가지 질문]입니다.


주인공 니콜라이는 어떤 행동이 올바른 것인지 궁금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왜가리 소냐, 원숭이 고골리, 개 푸슈킨)에게 정말 궁금한 세 가지 질문을 합니다.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일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스팀 가격이 오를 때, 고래, 보팅? 가즈아~~)
스티미언 이웃 여러분, 저 질문들에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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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계획을 세우면 중요한 때가 언제인지 알 수 있어."
"주위를 잘 살피고 정신을 집중하면 가장 중요한 때를 알 수 있을 거야."
"아픈 사람을 치료해 주는 사람 아닐까?"
"규칙을 만드는 사람이지."
"재미있게 노는거?"
"하늘을 나는거."

니콜라이의 친구들은 최선을 다해 답해주지만 니콜라이의 마음에 쏙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니콜라이는 나이가 많은 거북이 레오 할아버지를 찾아갑니다. 레오할아버지는 밭을 갈고 있었는데요, 니콜라이의 질문에 그저 빙긋이 웃기만 하고는 밭을 가는 일에 집중합니다.
(이야기 속 도인들 중 쉽게 답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지,, 암,, 그렇고 말고)

니콜라이는 나이많은 할아버지를 도와 밭을 대신 갈아드립니다. 그런데 일을 마치자 세찬 비바람이 불어와 급하게 레오의 집으로 뛰어가게 됩니다. 그 순간 니콜라이는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게되고 숲속에서 다리를 다친채 쓰러져 있는 판다를 구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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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난 판다는 잃어버린 새끼를 찾기 시작하고, 니콜라이는 다시 폭풍우를 뚫고 숲속으로 돌아가 아기판다도 구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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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날씨가 좋아져서 판다모자는 니콜라이에게 고맙다고 인사한 뒤 떠나고, 친구들도 니콜라이의 안부를 묻기 위해 찾아옵니다. 무사한 판다 모자의 모습과 반가운 친구들을 보니 니콜라이의 마음은 편해졌지만 아직도 질문의 답을 얻지 못했고, 다시 한번 레오에게 묻습니다. 레오는 니콜라이를 지그시 바라보며 "너는 이미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알고 있잖니."라고 말합니다.

*(뭐 이런 수수께끼같은 말을...* *혹시* *여러분은 무슨 답인지 찾으셨나요?*

"만일 어제 네가 나를 도와 밭을 갈지 않았다면, 너는 비바람 속에서 판다가 도와 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지 못했을 거야.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때는 네가 밭을 갈던 순간이었어. 그리고 그 때 너한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나였고, 가장 중요한 일은 나를 도와 밭 일을 하는 거였단다.

그러고 나서 네가 다친 판다를 발견했지? 이제 너한테 가장 중요한 때는 어미 판다의 다리를 치료하고 아기 판다를 구하는 순간이었지. 그 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어미 판다와 아기 판다였고, 가장 중요한 일은 판다들을 치료하고 안전하게 보살펴 주는 일이었어."

"기억하렴. 가장 중요한 때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란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너와 함께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거야."

"니콜라이야, 바로 이 세가지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란다. 그게 우리가 이 세상에 있는 이유야."


책을 덮으면서 마음 속에 큰 파도가 넘실거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이런 것이 톨스토이를 위대한 작가라고 칭송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책의 뒷 표지에 서평을 보니 베트남 스님 틱낫한이 "이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경전"이라고 말했다는 말이 써 있습니다. 정말 보통 이야기 책이 아닌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때란 바로 지금, 이순간' 이라는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도네요. 스티미언 이웃 여러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세가지 질문 / 톨스토이 원작, 존 무스 글,그림 / 도서출판 달리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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