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

By @ailing75/20/2018introducemyself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면 가장 먼저 이 녀석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보고싶은 거 꾹참고 사는 생존자' 저의 한 줄 소개글인데,
배고픈거, 졸린 거, 화나는 거, 울고 싶은 거, 아픈 거 다 꾹 참아지는 편인데 보고 싶은 거 못보고 사는 것처럼
힘든일이 없더라구요. 못참겠어요.

이 귀여운 아이는 6년전 아는 사람이 못키우겠다고해서 데려온 제 동생인데요. 이름은 우빈이예요https://steemitimages.com/200x0/https://steemitimages.com/DQmVTPYAiP82yYsiHJVmehucZ1xh74sZqc8PYP47HWYsJKY/IMG_5920.JPG! https://steemitimages.com/200x0/https://steemitimages.com/DQmS2xRZHiNTw8yRkgqebvd9VUEKQVobM2aQK5y3SfaY9pU/IMG_6142.JPG
30대에 미혼으로 살고 있는 저에게 와서, 엄청 특별한 존재가 되어줬죠.

평범한 마르티스주제에 저의 분출하지 못했던 '모성애'를 폭발시켰거든요. 매일 회사 다니고, 퇴근 후엔 '무엇인가를 해야만' 죄책감없이 하루를 잘 보냈다는 생각을 하며 95%이성으로 격하게 운동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책도 읽고 하며 '나 잘살았어'라는 마음을
챙기고, 5%감성으로 데이트도 일처럼 하고 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녀석이 처음 품으로 들어온 순간, 뜨끈한 체온이 가슴에 확 퍼지면서 있는 줄도 몰랐던 모성애가
'우리 운명이다.'라고 말하더라구요. 제 닝겐 남동생은 노처녀가 (30대가 되는 순간부터 붙어있던 '호'같은 존재) 강아지 사진 올리고 그러면 없어보인다며 충고했지만 여느 개누나들처럼 '우리애가 천재다.''유학보내야 할 것 같다.' '견성이 남다르다.' 며 온갖 곳에 우빈이로 도배를 하고 살았죠
그러다 우리 관계에 엄청난 장애물이 생겼는데요, 부모님께서 너무 오래 빌붙는 거 아니냐며 심지어 집까지 구해놓고 저를 쫓아(?)내셨어요. 그러면 제가 외로움에 못이겨 어디 '시댁'이라는 남의 집이라도 찾아들어갈 줄 아셨는지.... 그래서 저희는 생이별을 하게 되었어요. 회사에 있는 동안 낯선 집에서 우빈이 혼자있게 할 수는 없어서, 주말남매가 되었죠.
https://steemitimages.com/200x0/https://steemitimages.com/DQmUaV9CHXP7Zy3aSyUuJ4aSgA7QQMosSic1LBFgtSZ4Rit/IMG_6525.JPG https://steemitimages.com/200x0/https://steemitimages.com/DQmQWAkREvgMjqVX7mPBJWHcFEK3n3PGz4XmJT2kAhGxVPZ/IMG_8456.JPG
드라마에서 많이 봤듯이 타인에 의한 이별은 서로를 더 애틋하게 만들죠. 정말 쫓겨나고
부모님의 의도대로 심하게 외로웠던 저는 우빈이에게 더 집착을 하게 되었어요. 애정의 대상이 부모님의 생각과 달랐던게
문제지만요. 일주일에 한번 씩 보는 우빈이는 그 시절 유일하게 체온을 나눠주고, 힘든얘기를 들어주고, 저를 기다려 주는,
그리고 저의 남아도는 애정을 받아주는 존재였어요. 정말 우리는 더 특별해졌죠. 저의 5%감성을 50%까지 키워줘서
저는 영화를 보고 울기도 하고, 불쌍한 동물 이야기를 보면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슬픈 음악을 들으면가사에 귀기울이게 되고,
데이트도 마음을 나누며 하는 사람이 되었죠.
그런데 우리 사이에 또다른 장애물이 등장하는 데요.
우빈이가 키워준 감성으로 연애를 하다 보니, 일같던 데이트가 이제는 너무 재밌어서 주말마다 보러가던 우빈이를 볼 수 없었던 거죠.
애정을 쏟을 다른 곳이 생겨버려서요. 보고싶어서 죽을 것 같던 우빈이를 이렇게 안보고 살 수 있다니...역시 저는 머리검은 짐승일 뿐인가봐요.
https://steemitimages.com/200x0/https://steemitimages.com/DQmWuBrzQw4Z6jjVfc7Hv9cBeSQZ28R92UuiuEeqLy8nnHG/IMG_6299.JPG https://steemitimages.com/200x0/https://steemitimages.com/DQmSGVwj68QFXPefQae79PhLpxHNx7oYdF7yxkcLHLWcfN1/fullsizeoutput_27db.jpeg
그런데 연애를 멈추고 저의 감성은 80%까지 올라가서 이젠 드라마, 노래가사 다 내 이야기 같고, 못마시던 술로 하루를 버티는
지경이 되어서도 예전처럼 우빈이가 보고싶지 않더라구요.
그러다 부모님댁 오랜만에 갔는데, 우빈이가 정말 미친듯이 달려와 저에게 안기고
뽀뽀하고, 떨어지지 않으며 또 그 뜨끈한 체온을 나눠주더라구요. 이 작은 말못하는 생명체는 제게 무엇이 필요한 지 항상
제일 정확히 잘 알고 있어요.
https://steemitimages.com/200x0/https://steemitimages.com/DQmW4bwRiGmdFPRjQNRhwTWSAp2cAvx1ef21rSmD1TUzNM6/IMG_6310.JPG https://steemitimages.com/200x0/https://steemitimages.com/DQmcmv2yExpE1FMRAMmvZMNSyWmc6Gt7FS36xZnojbcYUe7/IMG_6524.JPG
그리고 진짜 견성이 남다른 천재 우빈이가 말을 하더라구요.
'보고싶으면 언제든지 와. 나 여기 계속 있을 거니까.' 왜 그간 자기를 보러 오지 않았냐는 단 한마디의
원망도 없이 받아주었어요.

보고싶은 누군가가 있다는 것도 누군가에게 애정을 다 쏟아봤다는 증거이니 인생에 참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걸 참으면서 산다는 건 정말 너무 힘든일인데, 저의 한때 유일한 친구이자 동생이자 애정의 대상이었던 이 꼬맹이는
그런 거 참는 거 아니라고 언제든 오라고 해줬죠.

보고싶은 누군가 있으신가요? 보고 싶을 때 보고 사시나요? 그럼 완전 행복하신 거예요. 볼 수 있을 때
많이 보고 사랑해 줄 수 있을 때 열심히 하세요. 우빈이처럼..

<제 첫글인데 글에 너무 많은 제 정보가 들어있네요. 30대 미혼, 회사원 등등, 차차 더 알아가요^^>

사랑 그 자체가 되어 내게 와서, 기계인냥 삐그덕거리며 살던 누나에게 따뜻한 인생의 참 맛을 알게 해준 우빈이에게 첫글을~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