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나의 일상 - 아들과 나

By @lanaboe10/17/2018kr-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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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짜증도 많아지고 자기 주장이 완강해진 아들이다.
화가나면 엄마를 때리기도 하고, 분을 어떻게 주체해야 할지 모르는듯 하다.
어찌보면 화를 주체못하고 때리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위는 나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말을 듣지 않으면 소리부터 커지게 되고, 결국 아이에게 짜증을 부리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걸 보는 아이는 나에게서 어떤 감정을 배우는걸까... 생각해보니 더욱 무섭고 미안해진다.
한번은 나에게 "엄마, 소리지르지 마." 라고 한다.
어떨땐 네가 나보다 더 어른같다.
미운 네살이라고 했지만, 사실 엄마인 내가 아이를 미운 네살로 만든건 아닐까 싶다.
아이의 눈물이 깃든 얼굴을 그리면서 다시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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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늦게자는 통에 아침에 일어나는걸 힘들어하는 아이.
유치원에 2시간 조금 넘게만 있다 오는건데도 잠에 있어서 역시나 방 문턱을 넘기 힘든건 누구에게나 힘들다. 유치원에 울면서 들어가지만 나올땐 그래도 표정이 밝아서 안심이다.
아이를 데리러 가는데 아이가 자기이름을 쓴 종이를 보여준다.
사진한번 찍자는데 역시 제대로 찍게 놔두지를 않는다. 몇번의 시도끝에 한두장 건져냈지만 표정이 ㅎㅎㅎㅎㅎ
아이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찍는게 포인트임에도 아이의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 위해 이름은 아쉽게도 가려야 했다;;;
그리고 오늘 베트남어로 1 ~6까지 숫자세는걸 배웠다고 한다.
선생님이 베트남 출신이라 베트남어도 가르치시는데 아이가 숫자세기를 제법 잘 따라간다고 한다. 가끔씩은 한국어와 영어를 같이 섞어서 숫자를 세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른나라의 언어를 배워간다는게 참 신기하다.
나에게 베트남어로 숫자를 세는데 ... 놀라웠다는 말밖엔 할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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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밖에 나갈까? 물어보면 집에있고 싶다고 한다. 다른 아이들은 밖에나가는걸 참 좋아하는듯 한데 우리 아이는 집돌이같다.
한번은 뽀로로펜으로 한글놀이를 하는데 ㅇ을 누르니

ㅇ, ㅇ, ㅇ으로 시작되는 말, 우유!

라고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ㅇ'을 가리키며 '이응'이 아니고 '우'라고 읽는거 아니냐고 물어본다.
한글에 아직 관심이 없는듯하여 가르치지 않았는데 이번에 보니 조금씩 가르쳐야지 싶다.
물론 아이가 원하는 선에서말이다. 한국에 있는동안 친구가 아이에게 선물로 준건데 정말 다시한번 그 친구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고마워~!!!!

아이의 플레이도우 사랑은 정말 남다르다. 하루종일 플레이도우를 만지작 거린다.
플레이도우 색깔 중 특히 빨강색을 좋아하는 호야다.
틀에 찍어내는 도구들이 많지만 손으로 주물럭거리며 틀 없이 직접 만드는걸 더 좋아한다.
한번은 나에게 눈사람을 만들었다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말한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의 눈빛이 보이십니까?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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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끝내지 못했던 미완의 그림을 완성했다.
그저 미완성으로 남길수도 있었지만, 죽이되든 밥이되든 끝내야 할것같은 마음이 드는건 왜일까? 예전 댓글에서 @raah님이 여자아이가 겨털 만지고 있다고 쓰셨던게 생각난다.
댓글보고 빵 터졌었는데 그 이후로 이 그림을 볼때마다 아이가 정말 그 부위를 만지고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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