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지키며 살았다는 걸 오늘 알게 됐습니다.
By @corn113•1/2/2018•c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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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가방을 매고 출근을 합니다.
평소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 집을 나와서
찜질방으로 가든가
아침 일찍 문 여는 커피숍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스팀잇에 올라온 글을 읽거나
투자한 코인들의 가격을 보거나
계획 없이 하루하루를 지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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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생각을 늘 했고
내가 부족하기에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결국 홀로 짊어지고 가다가
일이 그렇게 돼 버렸습니다.
발주처에서 선수교체를 요구했고
부끄럽게도 아무 말도 못하고 짐을 싸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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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평생 내 월급에 의존해서 살았고
해마다 두꺼운 가계부를 쓰는 평범한 주부이기에
아내가 받을 충격을 상상하고는
며칠 이렇게 밖에서 있다가
퇴근 시간에 맞춰 귀가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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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날 회사에서 보낸 급여가
평소보다 덜 들어온걸 보고 아내가 전화를 합니다.
대충 얼버무리다가
나중에 이야기 하자고 해놓고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다가
아내에게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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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낼까봐 걱정했던
아내의 눈가에서 눈물이 떨어집니다.
아내가 나에게 와서 나를 꼭 안아 줍니다.
다시 세상 속으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합니다.
하마터면 나도 눈물을 날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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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를 내가 지켜야 한다고
생각 하면서 살았습니다.
오늘 생각해보니 아내도 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모양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를 지키며 살았다는 걸
오늘 알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