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지키며 살았다는 걸 오늘 알게 됐습니다.

By @corn1131/2/2018corn
*** 노트북 가방을 매고 출근을 합니다. 평소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 집을 나와서 찜질방으로 가든가 아침 일찍 문 여는 커피숍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스팀잇에 올라온 글을 읽거나 투자한 코인들의 가격을 보거나 계획 없이 하루하루를 지냈 습니다. *** 감당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생각을 늘 했고 내가 부족하기에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결국 홀로 짊어지고 가다가 일이 그렇게 돼 버렸습니다. 발주처에서 선수교체를 요구했고 부끄럽게도 아무 말도 못하고 짐을 싸야 했습니다. *** 아내는 평생 내 월급에 의존해서 살았고 해마다 두꺼운 가계부를 쓰는 평범한 주부이기에 아내가 받을 충격을 상상하고는 며칠 이렇게 밖에서 있다가 퇴근 시간에 맞춰 귀가를 합니다. *** 월급날 회사에서 보낸 급여가 평소보다 덜 들어온걸 보고 아내가 전화를 합니다. 대충 얼버무리다가 나중에 이야기 하자고 해놓고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다가 아내에게 이야기 합니다. *** 화를 낼까봐 걱정했던 아내의 눈가에서 눈물이 떨어집니다. 아내가 나에게 와서 나를 꼭 안아 줍니다. 다시 세상 속으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합니다. 하마터면 나도 눈물을 날뻔 했습니다. *** 나는 아내를 내가 지켜야 한다고 생각 하면서 살았습니다. 오늘 생각해보니 아내도 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모양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를 지키며 살았다는 걸 오늘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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