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치킨이 싫다. 까마득히 어린 시절부터 나는 치킨이 싫다고 곧 잘 이야기하곤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어른들은 코웃음을 치면서 "치킨 싫어하는 애가 한마리를 다 먹니?"라며 놀려대곤 했다. 뭐, 어릴때야 한창 자랄때니깐 기호와 관계없지 잘먹지 않나? 싫어하는 것과 잘먹는 것은 관계가 없다고 반박하곤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모순적인 주장이긴 하다. 어쨌거나 나는 치킨을 싫어하는데, 첫 번째 이유는 닭에 대한 두려움이다. 7살 정도의 나는 차 안에서 살아 있는 닭과 함께 갇혔던 적이 있다. 사실 갇혔다기 보단 그냥 차 안에 있었을 뿐이지만 그 당시 심리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받아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날, 시골 할머니는 분홍색 보자기에 닭을 머리만 내어 놓고 곱게 싸두었었다. 읍내인지 광주 한복집을 갔던건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쨌든 할머니는 닭을 안고 차를 탔는데, 조수석에 있던 닭은 인형마냥 조용했다. 그래서 어린 나는 당연히 그게 살아있을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른들이 시장터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나갔다 오는 동안 나는 차안에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