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타인 베토벤 전집 LP 영입기

By @arteo5/23/2018kr

비가 추적거리는 부처님오신날.
오랜만에 혜화동에서 연극 한편을 보고
인근 유명한 오뎅바에 가던 중이었다.
왠지 발길이 일명 '아름다운가게' 중고매장으로 향했다.
비가와서? 그냥 가는 길목이라?
평소 아름다운 가게를 자주 찾은 습관 때문이 컷다.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과,
의외로 아주 귀한 빈티지 물품을 값싸게 영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씩 일부러 들려, CD와 책을 쓸어오곤 한다.
이놈의 책 수집벽...
안읽은 부담만 쌓여간다. 평생 읽을 책은 이미 가지고 있을 텐데.

오늘도 역시 책한 권 들고 나오자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일을 치고 만다.
책 뒤 구석에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거대한 존재하나가
내 눈에 띠고 만 것이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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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에 홀린듯, 덜컥 번스타인 옹의 베토벤 전집 LP를 들고 나와버렸다.
오랜 동안 구석에서
비가 오는 날마다, 비가 내 뿜는 습한 기운을 다 빨아 들여 머금고 있는 듯한,
제습제의 향기마저 느껴지는 거대한 앨범 박스.

자켓의 번스타인 옹의 지휘모습을 발견하고,
손보다 빨리 이미 뇌에서 지갑을 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도이치 그라모폰 DG에서 1970년 쯤 우리나라에 발매한 세트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보니,
겉표면의 흔적과 달리 아주 깨끗하게 보관되어 있다.

하지만, 아주 작은 문제가 하나 있다.
아직 나에겐 턴테이블이 없다는 것이다.
이 좋은 걸 사도, 들을 방도가 없다.
PC-FI를 소소히 적당히 즐기자는 맹세는
어김없이 이렇게 어떤 계기로 깨지고 만다.

내 리시버보다 윗급을 듣는 순간,
이미 또 뇌의 지갑은 열린다.

LP의 번스타인 베토벤 소리가 궁금하면
사야한다. 턴테이블...
오디오 전문가이신 @travelwalker 님을 소환해서 여쭤봐야겠다.
(티악 tn-300 정도면 괜찮을까요..? 불러서 죄송합니다.)

일단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세워두고
눈으로 감상해야겠다.
눈으로 듣는 소리도 나름 나쁘지 않다.

아!
헨델 메시아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세트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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